[크리스천의 쉼, 안식] 이윤재 목사 “잠깐, 주님 음성에 귀 기울여보세요”

입력 2013-06-28 17:24


“미국 철길의 건널목에 ‘Stop, Look, Listen’이라고 쓴 표지판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안식은 바로 이 표지판과 같습니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춰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무시하고 막 지나가면 사고를 당합니다.”

경기도 분당 한신교회 이윤재(60) 목사는 “이 표지판 내용이 바로 바람직한 안식의 원리이자 순서”라며 “일을 잠시 놓고 현재의 자리에서 잠시 떠나 쉬기만 할 게 아니라 조용히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해야 한다”고 28일 강조했다.

영적 전투에서 승리한 뒤 광야에 선 엘리야가 로뎀나무 아래에서 하나님 은혜로 지친 몸을 추스를 수 있었던 것처럼 참된 안식 속에서 새로운 비전이 솟아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물론 안식의 시간을 따로 갖지 않더라도 평온함 속에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기도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게 없다. 그러나 일에 쫓기다가 주어진 짧은 휴식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현대인의 삶에서 이런 시간은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이 목사는 자신도 2년 전 안식년을 갖고 유럽 등지의 교회사 현장을 둘러보면서 안식의 의미를 자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주 안에서 쉬는 것과 흥청망청 시간을 흘려보내는 휴식은 분명 다르다. 이런 이유로 이 목사는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천로역정’을 비롯해 진정한 안식의 안내판이 될 수 있는 책과 함께 안식처로 떠날 것을 권면했다.

평소에도 주 안에서 안식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그는 조언했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은 특별한 시간과 장소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새벽기도회에 참여하고 큐티도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엔 하나님 앞에서 하루를 정리하는 영성 일기를 써보는 것입니다. 단번에 이 습관을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면서 욕심을 부릴 필요는 없습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실천하면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이끌어주십니다.”

이 목사는 서울신학대학교,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한신대 신학대학원을 나와 이스라엘 예루살렘 대학교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원, 버클리 연합신학대학원 등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