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의 쉼, 안식] 참된 안식…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세요

입력 2013-06-28 17:15 수정 2013-06-28 17:17


세계적 영성운동가인 리처드 포스터는 현대 크리스천은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요즘 사람들이 혼잡한 세상을 조급하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스마트폰 등 여러 기기들은 분주함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번잡함은 결국 우리가 묵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방해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귀조차 닫게 만들었다. 그래서 포스터는 “분주함이 이 시대의 대적(大敵)”이라고 경계했다.

이러한 때일수록 크리스천에게 필요한 것이 ‘안식’이다. 예수님도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며 편안한 쉼으로의 안식을 권면했다. 7, 8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어디든 떠날 것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번쯤 되돌아보자. 과연 그 여행길이 나에게 진정한 쉼, 안식을 주는지….

휴식인가, 안식인가

분주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크리스천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휴식이란 무엇일까. 육체적 회복을 위해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하는 것, 먼저 여행을 떠올릴 것이다.

한국대학생선교회 교사사역부(TIM) 현지식 책임간사(목사)는 “학생들과 사역간사, 나사렛형제들 역시 이맘때가 되면 휴식, 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며 “이들 대부분은 여행을 통해 쉼을 얻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여행을 가지 못하면 불편한 마음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여행을 떠난다고 진정한 쉼이 허락될까.

크리스천에게 하나님이 원하는 쉼은 휴식이 아닌 참된 안식이다. 크로스웨이성경연구원 원장 박종구 목사는 “휴식은 하던 일(노동)을 멈추고 원기회복을 위해 여유를 갖는 것이지만 안식은 신학적인 용어로서 그리스도 안에서만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크리스천이라면 휴식을 넘어선 안식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안식은 사랑이다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그러므로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이 옳으니라 하시고.”(마 12:12)

박 목사는 “참된 안식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선물 받은 하나님 나라의 의와 평강, 기쁨을 누리는 삶”이라고 정의했다. 모든 무거운 짐을 그분께 맡기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절대 순종하는 삶 자체가 안식이라는 것이다. 즉 “예수의 영성, 곧 사랑을 실천하는 영성이 안식”이라는 말이다.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성경을 근거로 ‘예수님이라면 이렇게 쉬셨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막 1:35)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고 또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시매.”(막 6:41) 예수님이라면 오히려 안식의 시간에 기도하고 더 베풀고 나누기 위해 일하셨을 것이다. 소 목사는 “성숙한 크리스천이라면 쉼의 모습도 달라야 한다”며 “예수님처럼 하나님과 가까운 곳으로 가는 것, 어려운 이웃을 돕고 쓸쓸하고 외로운 자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쉼을 얻어야 한다”고 전했다.

안식은 헌신이다

30년 가까이 콘서트, 집회 현장을 누비며 찬양사역을 해온 최인혁 전도사는 매년 이맘때가 가장 바쁘다. 지난해에 이어 올 여름에도 미자립교회의 신청을 받아 직접 교회로 찾아가 집회를 연다. 쉼 없이 달려온 그에게 안식은 어떤 의미일까.

“찬양사역자에게 휴식은 없습니다. 다만 같은 비전을 가진 이들과 동행하면서 찬양사역을 위해 섬기는 그 시간들을 통해 영적 위로를 받습니다. 또 사역을 하면서 주님을 만나도록 돕고 그 시간들을 통해 나 역시 주님을 다시 만남으로써 새 힘을 얻습니다. 저에게 안식은 한편의 예배요, 헌신입니다.” 안식은 하나님 안에서만 충전 받을 수 있다.

안식은 소명이다

영성신학을 가르치는 마르바 던은 그의 책 ‘안식’에서 안식의 의미를 ‘받아들임’이라고 해석했다. 자신의 뜻과 야망이 아닌 하나님의 요구와 뜻을 받아들이는 것, 자기를 버리고 공동체의 가치를 수용하라는 의미다. 특히 던은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진정한 안식을 취할 수 있다”고 했다.

당신은 지금 왜 쉬려고 하는가, 그저 피곤해서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것인가, 그럼 그렇게 쉰 다음에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크리스천이라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생각해보아야 한다.

현 목사는 “정답은 하나님 앞에서 소명을 찾는 것”이라며 “안식은 소명을 이루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밝혔다. 휴양지에서 휴식을 취하며 책을 읽든, 조용한 곳에서 묵상을 하든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부르심, 소명을 이루기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 여름, 크리스천은 참된 안식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목회자들은 공통적으로 묵상의 시간을 가질 것을 권면했다. 수련회나 각종 캠프 등도 많은 일정 속에서 오히려 ‘영적인 탈진’을 불러올 수도 있다.

현 목사는 “성경을 읽고 조용한 기도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과 깊이 교제해보라”고 제안했다. 루터대 김해철 총장 역시 “하나님께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해 경배와 찬양을 드리고 주시는 말씀을 믿음으로 받을 때 진정 영육 간의 쉼을 얻을 수 있고 또 삶의 재충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