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부부·가정의 최대 수혜자는 자녀
입력 2013-06-28 17:15
서울YWCA ‘생명을 사랑하는 신혼부부학교’
“사랑, 노력에 배려, 이해, 존경 하나씩 더해 나가면 평생 행복할 수 있어! 고마워 사랑해//더하긴 뭘 더해? 그냥 지금처럼 내 옆에만 있어주면 충분히 행복해. 나도 사랑해.”
“하나님 안에서 축복과 사랑으로 서로 오래오래 사랑해용//건강하고 행복한 부부, 부모가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용.”
‘2013 생명을 사랑하는 신혼부부학교’가 열린 서울 명동 서울YWCA회관의 생명나무에 신혼부부들이 걸어놓은 알콩달콩한 메시지들이다. 지난 22일 ‘신혼부부, 행복한 부모 되기 준비를 시작하다’란 주제로 열린 신혼부부학교는 유한킴벌리와 서울YWCA가 출산율 감소를 걱정하며 마련한 소통과 배움의 자리였다. 2009년 시작돼 올해로 5년째를 맞는 신혼부부학교는 매년 6월 두 차례 열린다. 지금까지 모두 520명이 수료했다.
29일에도 한 차례 더 개최되는 신혼부부학교는 각각 54쌍의 1년 이내 신혼부부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학교 개념으로 진행돼 모든 참가자들은 9개 반으로 편성하고 대강당도 교실처럼 꾸몄다.
매년 이 프로그램의 사회를 본 최광기씨는 “부부들이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반별로 반장을 뽑고 전체 회장도 뽑아 활기를 불어넣는다”고 전했다. 그래서 프로그램의 처음과 끝도 학교에서 사용하는 수업 종소리로 알렸다.
오전에는 참가자들의 마음을 열기 위한 소통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오후에는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의 ‘행복한 결혼의 기초 만들기’ 강의가 있었다. 김 원장은 “부부는 최우선적 관계이며 어떠한 경우라도 이해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므로 부부 사이에는 사랑과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의에서 부부의 정체성과 의미를 알고, 상식적이고 일반론이 아닌 자신의 배우자를 이해하고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서로 소통하며 잘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오후 프로그램은 신혼부부들에게 맞는 책을 선정해 책을 노래로 읽어주는 도서관 밴드 ‘책의 노래 서율’의 북 콘서트였다. 서율은 벨 훅스의 ‘올 어바웃 러브’,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두 책의 메시지를 편하게 풀어 전했다.
북 콘서트에 이어 집단중심극인 소시오드라마를 통해 신혼기 부부관계에서 오는 갈등을 이해하고 부부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시오드라마는 자발적으로 출연한 3쌍의 부부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참가 부부들은 또 별자리심리연구소 김영한 소장의 진행에 따라 역할 바꾸기,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여러 가지 생각 만나기 시간도 가졌다. 어디서부터 문제가 시작됐고 어떻게 해야만 이런 것들을 잘 해결할 수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
김 소장은 “사회심리극을 통해 갈등 관리를 하면서도 좋은 아빠와 엄마, 좋은 남편과 아내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여러분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오후 워크숍에서 김숙기 원장은 행복하고 건강한 부모가 되기 위한 부부 의사소통 교육에 중점을 두고 강의했다. 소통의 도구로 ‘그랬구나 공’을 나눠주며 마음을 주고받는 대화 방법을 훈련했다. 김 원장은 소통을 하려면 대화의 태도가 중요하다며 마주보고, 눈을 바라보고,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함께 마음을 나눈다는 자세로, 끝까지 들어주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부의 대화가 잘 되면 가장 큰 수혜자는 자녀”라며 “대화 훈련이 된 부모, 대화가 잘 되는 가정에서 자란 자녀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복한 가정의 부모는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자녀에게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전수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행복한 나, 행복한 부부, 행복한 가족을 만들기 바라며 놀라운 행복이 여러분 앞에 기다릴 것”이라며 “그랬구나 대화법을 꼭 실천하라”고 권면했다. 하루 종일 이해와 사랑을 키우며 함께한 신혼부부들은 프로그램을 마치고 손을 꼭 맞잡고 귀갓길에 올랐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