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의 해피 하우스] 꿈꾸는 아이

입력 2013-06-28 17:27


“어제 저녁 몇 시에 잤어요? 그리고 몇 시에 일어났어요?” “저는 거의 저녁 10시에 잠들어 아침 6시에 일어납니다.” “그 8시간 동안 어디를 갔다가 온 건가요? 오늘 밤에도 갈 것이고, 밤마다 평생 갈 것인데, 어디를 갔다가 오는 건가요?”

잠들기 직전 몇 분이 가장 귀중한 시간

이 질문에 어른들은 당황스럽지만 아이들은 곧장 “꿈나라에 간다”고 말한다. 사실 우리는 어디를 갔다가 오는 줄도 모르고 평생 동안 거의 8시간을 잠들고 깨어난다. 우리가 더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을 더욱 건강하게 양육하기 위하여 잠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잠이란 우리의 의식이 무의식으로 내려가는 순간을 말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잠들기 직전 몇 분이 하루 중 가장 귀중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잠드는 아이들에게 기도해주거나, 동화를 읽어주기도 하고, 안아서 재워주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잠드는 시간의 중요성에 비하면 좀 더 정성을 드릴 필요가 있다.

긍정심리학자 셀리그만 교수는 아이들이 잠들기 전 15분을 ‘잠자리 활동’으로 활용하기를 제안한다.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가장 즐거웠던 일 생각하기’와 ‘꿈나라 여행 준비’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잠들기 직전 아이가 한 마지막 생각이 선명한 이미지와 정서로 이어지면서 곧 꿈으로 나타나는 법이다. 최근 이러한 상관관계를 밝힌 과학적인 리포트가 아주 많다. 우울증이 꿈의 내용과 관계가 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낭패, 상실, 거부 등이 넘실거리는 꿈을 꾼다. 그래서 우울증 치료제에는 꿈을 차단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잠자리 활동’은 먼저 아이들과 ‘가장 즐거웠던 일 생각하기’를 이야기 나누고 나서, 그 일을 아주 행복한 그림으로 상상하도록 한다. 아이들은 금세 행복에 빠져든다. 아이가 자신이 상상한 그림을 설명하면, 이 그림의 제목을 정하게 한다. 그리고 부모님은 조용한 음성으로 다음 세 가지를 말한다.

첫째로 지금 상상한 그림을 계속 떠올린다. 둘째로 잠이 들 때까지 그림의 제목을 반복한다. 셋째로 이제 잠들면 이 그림의 꿈이 나타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이 잠자기 전에 상상했던 것과 관련된 행복한 꿈을 꿀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방법은 긍정심리학 대규모 워크숍에서도 활용되고 있으며, 그 효과는 대단히 놀랍다.

잠들기 직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우리가 우리의 의식을 슬며시 놓아버리는 것이다. 바로 가장 중요한 시간에 우리 의식의 주인노릇을 놔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진공(眞空)이란 영적으로, 심리적으로 물론 물리적으로도 존재할 수 없는 법이다. 그 순간을 무엇인가가 채우게 된다. 그래서 성경은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고 하신다(엡 4:27).

가장 즐거웠던, 행복을 상상하게 하라

최근 과학자들은 ‘브레인 임플란트’(brain implant)가 곧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이미 동물 실험에서 성공했으며, 현재 지원자들에게 임상실험 중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뇌에 인공적인 칩을 삽입하는 것이다. 잠들기 전의 생각이 바로 인공적인 칩을 뇌에 삽입하는 것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서울신학대학교 상담대학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