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는 지금 ‘월드컵 수능장’

입력 2013-06-27 19:01

“홍심(洪心)을 잡아라!”

지난 24일 한국축구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홍명보 감독은 K리거들을 주축으로 7월 20일 개막되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대회를 치른다. 홍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과거가 미래를 100% 보장한다고 할 수 없다”며 “선수들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1년 전의 경기력, 현재의 경기력, 1년 후의 경기력을 모두 체크해서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린 40명 중 23명이 ‘홍명보호’ 1기에 선발돼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이에 따라 홍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K리거들의 무한 경쟁이 시작됐다.

홍 감독은 코칭스태프 인선을 마친 뒤 ‘옥석 가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홍 감독은 현장에서 눈으로 본 경기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옥석을 가리는 장소는 K리그 경기장이 될 수밖에 없다. K리거들에겐 리그 경기가 ‘홍명보호’에 승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최강희호’에서 활약했던 김신욱(울산), 이근호(상주) 등 기존 대표팀 멤버는 원점에서 다시 검증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동국(34·전북)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제출한 동아시안컵 예비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동국의 탈락이 홍 감독의 의중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예비명단이 홍 감독 선임 이전에 결정됐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황금세대’라 해도 부진할 경우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다. 반면 국가 대표급 기량을 가졌지만 태극마크를 달아 본 적이 없는 선수들도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다면 얼마든지 홍 감독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예선에서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잦은 부상으로 결국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성남 일화의 공격수 김동섭(24)은 26일 인천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14라운드 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린 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면 홍명보 감독님이 불러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홍 감독은 7월 초 동아시안컵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K리거들은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리그 경기에서 더욱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은 30일 전북 현대의 사령탑으로 복귀한다. 전북은 “최 감독이 30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경남FC와의 홈경기부터 팀을 지휘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최 감독은 2016년 12월까지 전북을 지휘하기로 구단과 합의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