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특혜받은 우리카드… 배구공은 ‘약속’을 알고있다
입력 2013-06-27 18:58
최근 드림식스 남자배구단 인수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우리카드가 당초 약속대로 배구단을 인수키로 한 것은 최악의 불상사를 막았다는 점에서 다행한 일이다.
우리카드는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 방안을 발표하던 26일 극적으로 팀 인수 약속을 지키겠다고 한국배구연맹(KOVO)에 알려왔다. 우리카드의 인수 백지화가 몰고 올 파장을 온몸으로 맞아야 했던 배구계는 우리카드의 결정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번 사태를 단순 해프닝으로 볼 수 없는 이유는 드림식스 인수 과정에서 우리카드가 얻은 특혜 또는 무임승차 시비 때문이다. 2년간 주인없이 KOVO 관리구단으로 떠돈 드림식스는 지난 시즌 러시앤캐시가 네이밍스폰서를 맡으면서 회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러시앤캐시는 당시 공중분해될 팀의 강력한 인수후보자로 KOVO와 교감이 있었다. 당시 KOVO는 백방으로 드림식스 인수팀을 찾았지만 시장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다.
드림식스가 지난 시즌 강호들을 연파하며 시장 가치가 커지자 갑자기 나타난 원매자가 바로 우리카드였다. 우리금융지주가 곧 태어날 우리카드의 홍보를 위해 드림식스 인수에 전격 뛰어든 것.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가 회원사로 들어오는 것이 마뜩잖았던 기존 팀들은 금융재벌 계열사의 손을 들어줬다. 우리카드가 만약 드림식스 인수를 백지화했더라면 일종의 특혜를 얻고도 이를 헌신짝처럼 차 버린 배신행위로 배구계의 비난을 받게 돼 있었다. 또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업으로 인식돼 민영화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이 뻔했다.
이날 신원호 사무총장이 “구단 양도·양수 계약 과정에서 철저했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뼈있는 한마디를 던진 것은 이 같은 제반 사정을 함축적으로 대변한 말이다. 이제 확실히 배구판에 뛰어든 우리카드가 배구단 인수과정에서 약속한 것들을 지킬지 팬들은 지켜보고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