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양국 友好 업그레이드

입력 2013-06-27 19:14

한·중 미래 비전이 담긴 공동선언은 상징적인 수준에 그쳤던 기존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층 끌어올려 향후 20년 이상을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신뢰 기반을 닦았다는 의미가 있다. 단순히 선언적 차원에서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 계획까지 포함시켜 전방위로 협력관계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7일 공동선언문과 별도로 부속서를 만들었다. 부속서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다방면에서 양국이 실질적인 협력을 진전시킬 수 있는 액션플랜(행동계획)이 담겼다. 키워드 중심으로 선언을 발표하던 한·중 정상회담 관례를 뛰어넘어 한·중 관계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추구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문화 교류 및 협력도 중요 의제로 논의됐다. 양국 정상은 인문 교류 확대를 위한 별도 전담 기구를 설치키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 기구는 그동안 각 부처에서 독립적으로 실시하던 청소년 상호 교차 방문이나 문화예술 교류 등을 통합 관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국가를 외형적으로 잇는 분야가 정치와 경제라면 문화는 양국의 정신적 유대관계를 긴밀하게 만드는 내적 매개로 다뤄진 셈이다. 박 대통령의 방중 슬로건을 ‘마음과 믿음을 쌓아가는 여정’이라는 뜻의 ‘심신지려(心信之旅)’로 정한 것도 전략·전술적 차원의 외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감정적 교류를 늘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양국 모두 수천년 역사를 거치며 고유의 전통문화를 쌓아온 데 대한 자부심이 남다를 뿐 아니라 유교와 한자로 상징되는 동일한 문화권에 속해 있으면서 꾸준히 영향을 주고받았다. 근현대사에서 일시적으로 교류가 단절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문화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양국 정부는 보고 있다. 양국 관계를 내실화하는 방안으로 ‘문·사·철(文·史·哲)’이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