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朴대통령, 中서도 ‘한복 외교’
입력 2013-06-27 19:15 수정 2013-06-28 00:24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에 이어 중국 방문에서도 감각 있는 옷차림으로 ‘패션외교’를 펼치고 있다.
박 대통령은 27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베푼 국빈 만찬에 한복 차림으로 등장해 ‘한국의 미(美)’를 뽐냈다. 황금빛을 띠는 노란색 저고리와 치마에 녹색 고름으로 포인트를 줬다. 흰색 소매 끝동에는 꽃무늬 자수가 놓여 있었고 깃은 은박으로 멋을 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황금빛을 띠는 한복을 입은 이유는 바닥에 붉은색 카펫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며 “중국에서는 붉은색에 황금색 수를 놓거나 글씨를 새기는 것이 좋은 징조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황제의 권위와 부를 상징해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노란색을 선택함으로써 친밀감을 전달함과 동시에 정상으로서의 품격을 지킨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이 인민대회당 동문 앞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서 노란색 재킷에 연한 회색 바지를 입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은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흰색 재킷과 검은색 바지 차림에 회색 가죽가방을 들고 중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상의는 ‘백의민족’을 상징하려는 듯 흰색을 골랐지만 옷깃과 단추 등 일부 디자인은 중국의 공식 예복인 ‘중산복(中山服·인민복)’과 비슷한 면이 있어 의상을 통해 양국 문화를 조화롭게 구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아울러 패셔니스타로 주목받는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만날 때 어떤 옷차림으로 ‘패션 대결’을 펼칠지 주목된다.
한편 박 대통령이 방중 첫날밤을 보낸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는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과 국가수반들에게 숙소로 제공되는 공식 영빈관으로 1992년 한·중 수교가 체결된 장소다. 800여년 전 금나라 제6대 황제 장종이 이곳에서 낚시를 즐겨 ‘낚시터(釣魚臺)’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