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장관급이 공항영접… 中 ‘레이디 프레지던트’ 특별 대우

입력 2013-06-27 23:05 수정 2013-06-28 00:30

3박4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에 돌입한 박근혜 대통령은 ‘레이디 프레지던트(여성 대통령)’로서 중국 정부로부터 특별 의전을 받았다.

릐공항 도착부터 ‘파격’ 예우=박 대통령은 27일 오전 11시15분쯤(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이 공군 1호기 문을 열고 트랩을 나서는 순간 60여명의 중국 인민해방군 육·해·공군 의장대가 일사불란하게 거총경례를 했다. 붉은색 카펫이 깔린 트랩 양쪽을 1븖 간격으로 도열한 육척장신의 의장대는 박 대통령이 다 지나갈 때까지 부동자세를 풀지 않았다.

중국 측은 당초 예상됐던 차관급인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아주담당 부부장 대신 급을 더 높여 장관급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부부장을 영접인사로 내보냈다. 외국 정상을 차관급으로 맞게 하는 중국 정부 특성상 매우 이례적이다. 박 대통령은 환한 웃음으로 손을 흔들며 트랩을 내려와 초등학생 리중륜(9)군을 만났다. 리군은 중국어로 “대통령님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며 꽃다발을 건넸고, 박 대통령은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하며 포옹했다. 박 대통령이 댜오위타이(釣魚臺)로 이동하는 동안 중국 공안(경찰)은 줄곧 도로를 통제하는 경호를 펼쳤다.

릐“환영. 환영, 환영”=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인민대회당 동문(東門) 앞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났다. 2005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시절 중국을 방문해 당시 저장성 서기였던 시 주석을 만난 이후 두 번째다.

중국에서 경사와 기쁨을 의미하는 붉은 깃발로 둘러싸인 광장에 도착한 박 대통령이 승용차에서 내리자 트럼펫 연주가 울려퍼졌고 시 주석이 박 대통령을 직접 영접했다. 박 대통령은 붉은색 카펫 위에서 시 주석과 의장대를 사열했으며 이후 양국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한·중 수교 21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였다. 박 대통령은 소년소녀단이 양국 국기를 흔들면서 우리말로 “환영, 환영, 환영”을 외치는 동안 시 주석과 함께 정상회담장인 인민대회당 동대청으로 입장했다.

릐“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공동기자회견 뒤 이어진 만찬에서 자신의 애창곡인 ‘행복을 주는 사람’이 흘러나오자 박 대통령은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 합창단은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의 모친 고(故) 육영수 여사의 애창곡이었다는 ‘고향의 봄’을 불렀다. 중국 측은 공연을 위해 박 대통령의 취향과 좋아하는 음악 등을 사전에 수소문했다는 후문이다. 경극 공연도 있었다.

만찬 규모도 양측에서 70~80명이 각각 참석해 총 150명 규모로 진행됐다. 또 보통 국빈만찬은 인민대회당의 소규모 연회장에서 열려 왔지만 이번에는 인민대회당 중앙의 가장 크고 아름다운 ‘금색대청’에서 개최됐다. 중국은 29일 베이징 칭화대에서 진행될 박 대통령 연설에도 부총리급 이상의 인사를 배석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