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2508만7000명… 강력범죄 피해 열명 중 여덟명 꼴
입력 2013-06-27 18:02 수정 2013-06-27 14:25
국가 인구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세상의 반은 여자’라는 말이 입증됐다. 통계청은 27일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에서 올해 현재 국내 여성 인구는 2508만7000명으로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50.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나라 여성들은 ‘유리천장’에 막힌 채 범죄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범죄 피해자 10명 가운데 8명은 여성이다.
살인, 강도, 방화, 강간 등 강력범죄 여성 피해자 비율은 2000년 71.2%에서 2011년 83.8%로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전반적인 사회 안전도를 묻는 질문에 여성의 11.2%만이 안전하다고 응답했다. 범죄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답한 비율은 여성(6.8%)이 남성(11.3%)보다 크게 낮았다. 지난해 여성 긴급전화(1366)를 이용한 상담건수는 22만3000건으로 전년(19만1000건)에 비해 3만2000건 증가했다. 긴급전화 10통 중 6통(9만4985건)은 가정폭력 상담이었다. 2005년 4만7266건이었던 가정폭력 상담 건수가 7년 새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배우자와 떨어져 사는 가구는 115만 가구(2010년 기준)로 배우자가 있는 전체 가구의 10.0%를 차지했다. 별거 이유로는 직장 문제(72.3%)가 가장 많았다. 이어 가족 간 불화(8.7%), 건강상 이유(6.1%), 자녀교육 지원(6.1%) 등이었다. 배우자와 함께 사는 여성이 별거 여성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970년 전체 인구의 49.4%를 차지했던 여성 인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사회적 지위도 예전보다 높아지고 있다.
각급 학교의 여자교사 비율도 증가세다. 초등학교 교사 4명 중 3명은 여성이다. 판·검사 등 법조인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1년 16.7%로 2000년보다 13.6% 포인트 급증했다.
하지만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비중은 떨어졌다. 고위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3.2%에 불과하다. 일반직 4급 이상으로 범위를 넓혀도 7.3%에 그친다. 2000년 5.9%였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올해 15.7%로 늘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8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5인 이상 사업체에 종사하는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195만8000원으로 남성 임금의 68% 수준이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