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야심작, 내주부터 평일 ‘안방’ 노크
입력 2013-06-27 17:56
올 하반기 지상파 드라마의 기대작들이 줄줄이 찾아온다.
최고 기대작은 단연 다음 달 1일 첫 방송되는 SBS 월화극 ‘황금의 제국’이다. 지난해 각종 시상식을 휩쓰는 동시에 대중의 사랑까지 받았던 ‘추적자’ 팀이 다시 뭉쳤다. 탄탄한 스토리와 쫄깃한 대사를 자랑하는 박경수 작가와 스피디한 전개를 보여준 조남국 감독, 절절한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인 배우 손현주까지 의기투합했다. ‘추적자’에서 정치권력, 자본권력, 사법당국의 결탁과 배신을 리얼하게 그렸던 이들이 택한 장르는 ‘가족 정치 드라마’. 국내 굴지 성진그룹의 가족사와 후계 다툼을 소재로 한국 자본주의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늘 털털한 이웃집 아저씨 등 서민 역할을 도맡았던 손현주가 연기 인생 처음으로 재벌가 아들 역에 도전한다. 따뜻한 눈빛 뒤에 야망을 숨기고 ‘제왕의 자리’에 오를 때만을 기다리는 성진그룹 부회장의 큰아들 최민재로 분한다.
손현주는 25일 제작발표회에서 “‘추적자’와 ‘황금의 제국’은 전혀 다른 드라마로, 그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회까지만 봐 달라”며 “그 이후부터는 궁금해서 안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배우 고수가 2009년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이후 4년 만에 안방 드라마로 복귀한다. 고수는 “평범했던 청년이 욕망을 품게 되는 장태주 역을 통해 돈과 성공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저도 장태주가 돈의 노예가 될지 주인이 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이요원이 여주인공을 맡았고 ‘추적자’의 명품 조연 류승수와 장신영도 출연한다.
MBC와 KBS는 각각 새로운 사극을 선보인다. 그간 월화극 1위를 차지했던 MBC는 ‘구가의 서’ 후속으로 ‘불의 여신 정이’를 편성했다. ‘황금의 제국’과 함께 1일 첫 방송된다. 16세기 말 조선 최초의 여성 사기장 유정과 비운의 왕세자 광해의 사랑을 그린다. 왕실 도자기 제작소 사옹원 ‘분원’을 배경으로 유정이라는 여성 캐릭터를 새롭게 해석한다.
5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문근영이 얼마나 새로운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판타지 사극’에 새로운 여성상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최근 혹평 속에 막을 내린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와 비슷한 지점이 많다. 어떻게 차별화를 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다음 달 3일 첫 방송되는 KBS(2TV) 수목극 ‘칼과 꽃’은 642년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비극적인 대서사극이다. 영류왕(김영철)과 연개소문(최민수)이 펼치는 정치 이야기를 날줄로, 여기에 영류왕의 딸 무영(김옥빈)과 연개소문의 서자 연충(엄태웅)의 사랑 이야기를 씨줄로 엮었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아들을 사랑하게 된 여인이라는 다소 통속적인 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건이다. 그동안 사극에서 ‘왕’이나 ‘무사’ 역할을 맡아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줬던 김영철과 최민수의 연기 대결이 주목된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