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성 60주년] 戰後 천막교회, ‘희망 신학’으로 부흥의 역사를 쓰다
입력 2013-06-27 17:13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가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1953년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설립된 교단은 한국교회사에서 변방에 머물렀지만 천막에서 시작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국내 3대 교단으로 우뚝 섰다. 고통과 좌절 속에 신음하던 한민족에게 위로와 용기, 희망의 복음으로 다가온 기하성의 60년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 비전을 찾아본다.
기하성은 1928년 미국 럼시 선교사가 이 땅에서 오순절 성령운동을 시작한 이래로 허홍, 박성산, 배부근 목사 등의 헌신과 체스넛 목사의 파송으로 1953년 창립된 교단이다. 한국교회사 속에서 기하성은 1903년 원산대부흥과 1907년 평양대부흥에서 점화된 뜨거운 성령운동이 역동성을 잃어버리고 율법적·형식적 신앙으로 경직될 때 새바람을 일으켰다.
기하성은 미국 하나님의성회 신조를 기조로 성경의 영감설, 예수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 대속의 죽음, 육체적 부활, 그리스도의 재림을 믿는 근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또 웨슬리주의와 성결운동, 사중복음의 구원, 성결, 신유, 재림의 순복음을 모두 수용했으며 축복의 복음을 추가해 오중복음 신학을 체계화했다. 현재 기하성은 4000여 교회, 180만명의 교세로 확장됐으며, 같은 뿌리에서 나온 구 예하성측까지 포함하면 4500여개 교회, 200여만명의 교세를 지녀 장로교 다음 두 번째로 큰 교단이 된다.
기하성은 오순절 운동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한국교회 성장과 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구역조직을 통한 교회 부흥 시스템은 현재 전 세계에 보급돼 있는 G12의 모체다. 한국교회에 보편화된 철야기도회나 수요 오전예배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이 촉매제가 된 기도원 운동, 금식기도운동도 전국교회에 확산됐다.
기하성은 한국교회가 1200만 성도로 부흥·성장하는 데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긍정적이고 적극적 가치관을 사회에 불어넣었다.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좌절에 굴하지 않는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신앙은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제공함으로써 크리스천들이 사회 곳곳에서 창조적 리더의 역할을 하도록 이끌었다. 세계 50대 교회에 한국교회가 25개나 포진할 수 있었던 비결도 성령의 치유와 축사를 통한 강력한 영적 사역에 있다.
특히 사랑과행복나눔재단(영산조용기자선재단), 굿피플을 통한 사회봉사에도 힘썼으며, 엘림복지타운을 건립해 청소년·노인복지에도 헌신했다. 1984년부터 시작된 심장병 어린이 무료수술과 88년부터 시작된 사랑의 헌혈운동, 백내장 개안수술, 홈리스대책위원회 사업 등은 교단이 추구하는 대표적 복지사업이다. FGTV, 굿TV 등을 통한 방송선교, 순복음세계선교회와 CGI(Church Growth International), DCEM을 통한 세계선교에도 힘썼으며, 73년 세계오순절대회 유치와 94년 세계하나님의성회연합회 1차 세계대회 개최를 통해 한국교회의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80년 발족한 군선교회를 통해 국군교회 건립에 나서는 한편 진중 침례식 등도 거행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구원의 복음은 전인구원을 목표로 한 기하성의 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국교회에 뿌리 내린 기존의 복음이 미래적이고 내세 지향적이었다면 순복음의 신학은 내세의 궁극적 구원뿐만 아니라 현실적 난제까지도 해결되는 실제적 복음에 초점이 맞춰졌다. 교단은 국가의 위기마다 대규모 기도성회를 개최해 나라의 평안과 번영을 위해 합심기도 했다.
기하성은 한국교회 연합사업에도 주력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참여했고, 한국교회연합에도 조건부로 가입했다. 교단은 연합사업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를 도모하고 있다. 최근 통합을 위해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를 통합 총회장으로 추대함으로써 분열을 거듭하던 한국교회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교단의 미래는 초대교회에 일어났던 성령의 역동적 역사에 있다. 미국교회에 주기적으로 영적 대각성이 일어났듯 기하성과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부흥하기 위해선 거룩성 회복과 회개, 주님의 통치를 선포하고 전 세계 구원을 위한 선교운동이 활발히 전개돼야 한다. 민족사의 등대이자 세계선교의 견인차 역할을 하려면 성령과의 인격적 교제를 통해 교회성장의 한계를 뛰어넘고 목회에 생명의 변화가 있도록 해야 한다. 기하성은 물론 한국교회에도 교회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성령의 역사가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