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성 60주년] 조용기 목사 “교회에 성령바람 일으키고, 국민에겐 꿈·희망 심어줘”

입력 2013-06-27 17:16 수정 2013-06-27 17:23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재인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60년대 중반부터 교단을 이끌어 왔다. 조 원로목사의 지도력 아래 기하성 교단은 대형 교단으로 우뚝 자리매김했고, 교단의 세계화에 성공했으며 한국교회 부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 4월 23일 교단 창립 60주년을 맞은 기하성은 60주년사를 발행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치렀다. 지난 25일 국민일보 11층 집무실에서 조 원로목사로부터 60주년의 의미와 회고를 들었다.

인터뷰=이승한 종교국장

-기하성교단의 창립 6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교단 60주년이 한국교회사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한국에 오순절신앙이 처음 소개된 것은 미국의 럼시 선교사가 1928년 입국한 뒤입니다. 2년 후에 팔선 선교사가 들어왔고, 럼시 선교사와 당시 영어를 잘하던 허홍 목사가 중심이 돼 1932년 4월 서빙고 교회가 시작됐어요. 일제 강점기에 오순절 신앙은 허홍 박성산 배부근 목사 등 선각자들에 의해 유지돼 오다가 6·25 때 군목으로 오신 체스넛선교사를 중심으로 교단이 꾸려졌어요. 신학교가 설립되고, 존 스테이트 선교사가 와서 신학교가 확장됐습니다. 그때 제가 신학교에 들어갔지요.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난 다음 조직이 안 된 신학을 가지고 교단을 형성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세계하나님의성회에 소속돼 조직화된 교단으로 발전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서 한국 교계에 성령바람을 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60년의 세월 동안 성령운동이 스스로 전 교회로 확산됐습니다. 부흥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님은 사실상 기하성 교단을 이끌어오셨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개척하시고 세계최대교회로 성장시키셨습니다. 목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셨던 것이 어떤 것입니까.

“국민들에게 희망과 꿈과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었습니다. 6·25 전쟁 후에 모두 꿈과 희망을 잃어버렸지요. 하나님의 말씀으로 꿈과 희망과 믿음을 심어주는 데 힘썼습니다. 교회를 개척한 뒤 영어를 잘하니까 국제적으로 나를 인정해서 불러주더라고요. 그 후 사실상 교단을 이끌어 오게 됐어요. 지나고 보니 제가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사용해 주신거지요.”

-기하성교단의 성령운동은 한국교회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습니다. 목사님은 기하성교단의 성령운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요.

“우리 교단 외에도 성령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하지만 교단배경 없이 개인적으로 해 이단으로 흘렀습니다. 저는 교단의 배경을 갖고 정체성이 분명한 성령운동을 했습니다. 당시 나와 같이 성령운동을 한 젊은이들이 리더가 됐습니다. 김홍도 김삼환 목사 등이 나의 성령운동에 참여하고, 민족복음화 운동도 제가 중심이 되어 했습니다. 기하성교단의 성령운동이 한국 기독교의 중심으로 들어가 부흥의 바람을 일으켰지요.”

-목사님은 또한 말씀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셔서 말씀과 성령이 함께하는 전인구원의 신학을 펼쳤습니다.

“교회를 식당으로 비유하면 목사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고 말씀은 밥과 같습니다. 말씀을 맛있게 만들어야 하고 영양분이 있어야 합니다. 부실하게 먹으면 병들고 저항력이 없어집니다. 말씀은 육신의 양식과 똑같은 겁니다. 하나님 나라 말씀을 잘 먹여야 신앙이 굳건해지고 건강해지는 것이지요.”

-목사님께선 오중복음과 삼중축복의 신학을 주창하셨고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에서 희망의 신학자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독일의 몰트만 박사님도 목사님의 신학에 감동하고 높이 평가를 했습니다. 희망의 신학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그리스도 자체가 희망입니다. 죽었다가 부활한 것이 희망 아닙니까. 몰트만 박사님도 선교사가 준 성경을 읽고 예수님이 죽었다가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그때 절대절망 가운데서 절대희망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눌린 자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서 그 길을 완성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것이 희망입니다. 제가 예수님의 대속의 은혜의 복잡한 신학적 주제들을 간단하게 도식화해 만든 것이 오중복음과 삼중축복, 4차원 영성입니다. 오중복음을 통해서 우리가 어떠한 대속의 은총 속에 살고 있는지 깨닫게 하고, 삼중축복을 통해선 전인구원의 삶의 목표를 알려주고, 4차원 영성을 통해 적용방법을 알려 준 것입니다.”

-21세기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격랑 속에 빠져 있다고 봅니다. 물질만능주의, 극단적 이기주의, 과학지상주의, 세속화 등으로 권위는 해체되고 지도력은 상실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런 때 신앙인들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입니까.

“성령운동이 스치고 난 다음에 극단적인 세속주의로 흘러가는 주기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세속화된 세상과 타협해선 안 되고 그들에게 깨우침을 주기 위해서 더 큰 성령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젊은이에게 순수한 복음을 전해주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 성도들의 믿음의 약한 부분과 강한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열정은 있는데 신앙의 지적인 면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단 사이비에 빠지기 쉽습니다.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확실히 시켜야 합니다. 오늘날 가장 큰 문제는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오히려 세상이 교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역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에 들어오면 예수 냄새가 나야 합니다. 생활 속에서 예수 향기 풍기고, 꿈과 희망으로 마음이 새로워지는 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한국이 다시 한번 일어나서 살기 위해선 성령운동을 통해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체험하고 그 안에서 꿈과 희망을 펼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 목회자들에게 영적 지도자로서 한마디 해주시죠.

“한국교회가 리더십을 쥐고 세계교회로 나가야 합니다. 저는 제자들을 키울 때 외국어 공부를 강조했습니다. 외국어에 능통한 목회자들이 나가서 우리가 받은 복음을 나눠줘야 합니다. 세계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싸우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금 WCC 총회 문제로 밀고 당기고 싸우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들과 신앙과 신학을 합치자는 것이 아니고 사회를 변화시키고 교화시키는 일에 함께 손잡고 나가자는 연합운동인데, WCC 같은 국제행사를 잘 치러서 한국교회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 주의 종들은 남을 벗기는 일을 하지 말고 이웃을 입히고 격려하고 도와주는 일을 더 해야겠습니다.”

정리=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