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총리 3년만에 복귀… 호주 러드 전 총리, 집권 노동당 대표로 선출

입력 2013-06-26 22:11

정치적 후계자의 배신으로 총리직에서 쫓겨났던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가 3년 만에 총리직에 복귀하게 됐다. 반면 자신을 키워준 은인을 내몰고 총리에 오른 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축출됐다.

러드 전 총리는 26일 캔버라에서 진행된 집권 노동당 대표 경선투표에서 길라드 총리를 누르고 당 대표로 선출됐다. 집권당 경선에서 승리하면 자동적으로 당 대표 겸 총리가 되는 호주 정치체제상 러드 전 총리는 2010년 6월 이후 3년 만에 다시 총리에 오르게 됐다.

러드 전 총리는 길라드 총리의 정치적 쿠데타로 총리직에서 쫓겨난 뒤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복귀를 노렸다. 그는 지난해 2월과 올 3월에도 당 대표 경선에 나섰으나 길라드 총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집권 노동당이 길라드 총리를 축출한 것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참패가 확실시되는 데 따른 선택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길라드 총리에 대해 호주 국민은 은인을 배신한 배신자라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 때문에 노동당은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도 대중적 인기가 높은 러드 전 총리를 앞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중국어에 능통한 아시아통인 러드 전 총리의 복귀로 호주 총선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