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1963년 “나는 베를린시민” 연설… 독일인에 “나는 잼 도넛” 들렸다

입력 2013-06-26 19:36

존 F 케네디가 사실은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나는 잼 도넛입니다’라고 말했던 것일까.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50년 전 베를린 연설이 독일인들에게는 ‘나는 도넛입니다’라고 들렸을 것이라고 AF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정확히 50년 전인 1963년 6월 26일 ‘나는 베를린 사람입니다(Ich bin ein Berliner)’로 시작되는 명연설을 통해 냉전시대 고립에 시달리는 서베를린 시민들을 격려한 바 있다.

그러나 베를린자유대학의 아나톨 스테파노비치 언어학 교수에 따르면 케네디가 의도한 대로 ‘나는 베를린 사람’이라는 뜻으로 말하기 위해서는 부정관사인 ‘ein’을 제외하고 ‘Ich bin Berliner’라고 말했어야 했다. ‘Berliner’가 독일어로 ‘베를린 시민’이라는 뜻 이외에도 ‘잼이 들어있는 도넛’이라는 뜻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in’은 영어의 부정관사 ‘a’나 ‘an’에 해당되는 ‘하나의’라는 뜻을 갖고 있다. ‘ein Berliner’라고 말해도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은 아니나 독일인들은 뜻을 혼동하지 않기 위해 ‘베를린 시민’이라는 뜻으로 말할 때는 부정관사를 빼고 ‘Berliner’라고만 한다는 게 스테파노비치 교수의 설명이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