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나흘간 중국 국빈 방문 ‘政冷經熱’→‘政熱經熱’로 바꾼다
입력 2013-06-26 19:16 수정 2013-06-26 14:38
박근혜 대통령은 27일부터 나흘간 중국을 국빈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중에서 박 대통령은 수교 21주년을 맞이한 한·중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켜 다가올 20년을 위한 양국의 미래비전을 설정한다는 목표로 신뢰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한·중 관계는 ‘정랭경열(政冷經熱)’로 묘사됐다. 경제 교류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반면 정치·안보 분야는 상대적으로 미진하거나 냉각된 관계에 그쳤다는 의미다. 이번 방중기간 박 대통령이 양국 간 실질적인 정치·외교적 협력의 공감대를 쌓아 정치와 경제가 모두 뜨거운 ‘정열경열(政熱經熱)’의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방문 첫날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이 최대 관전 포인트다. 박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는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대화의 길로 나서도록 하는 것이 양국 이익에 공통으로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정부의 대북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인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해 시 주석의 지지를 어느 선까지 얻어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중국이 지난 2월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의 대북공조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중국이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만큼 경제협력도 중요 의제다. 특히 우리 정부는 두 정상이 양국 간 의견차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추동력을 넣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상회담 뒤 채택되는 공동성명에는 FTA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양국이 노력한다는 수준의 문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구본무 LG회장 등 중국 방문 사상 최대인 71명의 경제사절단은 박 대통령과 동행하며 지원사격에 나선다.
공동성명에는 수시로 한·중 갈등을 촉발시키는 외교·경제적 문제인 중국 어선의 서해 불법조업에 대해서 양국이 함께 감시키로 하는 등 공동으로 노력하자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돼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또 베이징을 거쳐 우리나라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산시성(陝西省)의 천년고도 시안(西安)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중국과의 협력 범위를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까지 확대하려는 의도다. 시안은 3000년의 역사를 지닌 문화의 고도인 동시에 한국과 중국 서부지역 간 교류 협력의 중심지로 많은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거나 앞으로 진출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한편 박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 새누리당 정몽준, 조원진 의원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26일 발표했다. 7선의 정 의원은 한·중의원외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고 친박근혜계 재선인 조 의원은 한·중의원외교교류체제 간사이자 한·중정치경제포럼 대표 의원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