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감독, 아버지는 코치… NBA 새크라멘토 팀 재편
입력 2013-06-26 19:06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아들은 감독, 아버지는 코치로 한솥밥을 먹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코치를 선임한 사람은 구단 책임자나 고위 관계자도 아닌 아들이라 더욱 흥미롭다. 새크라멘토 킹스 구단은 26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브렌던 멀론을 코치로 선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까지 7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새크라멘토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꾸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새크라멘토는 이번 시즌 28승 54패를 기록했다. 이에 대한 문책으로 구단은 짐 아인과 알렉스 잉글리쉬, 클리포드 레이 등 어시스턴트 코치들과의 재계약을 모두 포기하고 이달 초 마이크 AJF론을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다.
새 코치에 발탁된 브렌던 멀론(70)은 감독인 마이클 멀론(42)의 아버지다. 아버지 멀론은 1995년 토론토 랩터스에서 감독을 시작했다. 사령탑을 맡아 경기를 치른 횟수는 100경기였지만 성적은 29승71패로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일흔이 넘었지만 멀론은 최근까지 올랜도의 코치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멀론 부자는 2003∼2004시즌에는 뉴욕에서 함께 코치로 일한 적도 있다. 2009년에는 아버지가 코치로 있는 올랜도와 아들이 코치를 맡은 클리블랜드가 동부콘퍼런스 결승에서 맞붙어 부자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결과는 4승2패. 아버지의 승리였다. 아들 멀론은 아버지를 코치로 임명한 뒤 “아버지와 함께 경기의 전략을 짜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25년 동안 NBA에서 지도자로 일한 아버지의 경험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크라멘토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리그의 강호였으며 2002년 서부콘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했었다. 하지만 우승 도전에 거듭 실패하면서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났고, 새크라멘토는 허약한 체질이 돼버렸다. 부자 코칭스태프로 새크라멘토가 획기적인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