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컨페드컵 숙소에 도둑침입… 스페인팀-언론 ‘진실 게임’
입력 2013-06-26 19:06
2013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대회에서 낯 뜨거운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스페인이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는 사이에 브라질 헤시피에 있는 선수단 숙소에 도둑이 들어 선수 6명이 현금과 귀중품을 잃었다고 FIFA에 보고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신고를 받은 현지 경찰은 조사에 나섰다.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월드컵을 1년 앞두고 개최지의 시설과 대회 운영을 점검하는 리허설 대회다. 그런데 선수단 숙소에 도둑이 들었다니 브라질은 크게 당황했다. 이때 브라질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현지 언론이다. 브라질 언론은 호텔 종업원들의 입을 빌려 “스페인 선수들이 우루과이와의 경기가 끝난 뒤 여성들을 숙소로 데려와 파티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선수들의 물건이 사라진 시점이 우루과이와의 경기 때가 아닌 난잡한 파티가 끝난 뒤였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발끈한 스페인축구협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브라질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협회는 “품행이 방정하고 프로의식이 투철하며 수년간 다른 선수들의 모범이 된 스페인 선수들을 브라질 언론이 해코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질 언론이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 준 스페인 대표선수들을 음해하고 있다”며 “경찰이 조사하고 있으니 사실이 드러나지 않겠느냐. 우리는 한 점도 부끄러울 게 없다”고 밝혔다.
라모스 말처럼 경찰 조사가 끝나면 브라질 당국이나 스페인 대표팀 중 한 쪽은, 어쩌면 두 쪽 모두 톡톡히 망신을 당할 수밖에 없다. 내년 브라질에 갈 태극전사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해프닝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