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분리 매각] 패닉 빠진 우리금융

입력 2013-06-26 18:51

정부의 민영화 방안을 접한 우리금융그룹은 ‘패닉’에 빠졌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사실상 그룹이 공중분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과거 민영화를 시도할 때마다 갈팡질팡하며 때를 놓치면서 최악의 수를 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정부에서 자체 연구한 민영화 방안을 3차례나 금융당국에 제출했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 금융당국은 2011년에 실패한 일괄매각 방안을 고수하면서 지난해 매각을 재추진했지만 역시 입찰자가 없어 무산됐다. 민영화 작업이 실패를 되풀이할 때마다 우리금융 주가는 매번 주당 약 2000원씩 내려앉았다. 현재 주가는 1만원을 갓 넘는 수준이라 내년에 우리은행 계열 매각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공적자금을 온전히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다 민영화에 ‘올인’을 선언한 이순우 회장이 취임한 뒤 나온 매각 방안이 그룹 해체로 확인되자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아쉬움과 함께 강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을 우리은행과 분리해 팔면 우리은행의 가치가 시장에서 급격하게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내년에 우리은행만 주인을 찾지 못하고 ‘고아’ 신세가 될 수 있어서다. 국내 최초 금융지주사가 당국의 무리한 매각 시도 끝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데 대한 안타까움도 가득하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정책목표도, 철학도, 일관성도 없이 즉흥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해온 것”이라며 “그동안 실패 때문에 생긴 공적자금의 막대한 손실을 책임진 사람은 아무도 없고 우리금융만 망가져버렸다”고 비판했다.

강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