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드러나는 ‘NLL 거짓말’… 해명도 없이 서로 “사퇴하라”

입력 2013-06-26 18:43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새누리당 의원들과 참여정부 인사의 명백한 허위 주장과 사실 왜곡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의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은 지난 20일 NLL 대화록을 열람한 뒤 “NLL 포기 발언을 물론이고, 정상 간 대화에서 ‘보고드린다’라는 말이 나온다”며 “기가 막힌다”, “가슴이 떨린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대화록을 보면 오히려 북한 김계관 6자회담 수석대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양 정상에게 6자회담 관련 내용을 보고하자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상세하게 보고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보고를 받게 돼서 감사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보고드린다’로 거꾸로 뒤집어 버린 것이다.

같은 당 정문헌 의원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NLL은 미국이 땅따먹기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화록을 보면 노 전 대통령은 NLL에 대해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린다”면서도 “현실로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했다. 또 “NLL 가지고 이걸 바꾼다 어쩐다가 아니고, 그건 옛날 기본합의에 연장선상에서 앞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하고”라고 말하면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를 준거로 협상하자는 입장도 밝힌다. 남북기본합의서엔 남북 쌍방이 NLL을 존중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남북정상회담 당시 배석까지 했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도 거짓말을 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직전인 12월 14일 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NLL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화록에는 양 정상이 NLL 문제를 두고 장시간 대화를 나눈다.

그럼에도 양측은 해명 없이 상호 비방만 이어갔다. 서 위원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단어상의 착오가 있다는 건 나도 인정한다”면서도 사퇴 요구는 일축했고 정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NLL 포기 발언이 사실이면 책임지겠다고 한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도 SBS라디오에 출연해 “여기(정상회담)서 NLL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빠져나갔다.

한편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민주당이 대화록 공개와 관련해 남재준 국정원장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적당히 (수사) 하지는 않는다. 필요하면 소환하겠다”고 답변했다.

임성수 유동근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