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능 모의평가 영어 성적 보니… B형 택한 중하위권 대거 A형 이동할 듯
입력 2013-06-26 18:26 수정 2013-06-26 22:08
올해 처음 도입되는 수준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6월 모의평가에서 80% 이상의 응시생들이 선택한 영어 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으로 나타났다. 쉬운 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이었다. 응시생들의 점수차가 큰 데다 B형 응시생이 A형으로 이동해 수능 등급이 크게 출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시 모집에서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평가원과 입시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영어 A·B형 응시생 간 학력차가 뚜렷했다. A형은 상당히 쉬웠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만점자 비율은 0.23%(243명)에 불과했다.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되는 지난해 수능(만점자 0.66%)보다 오히려 만점자 비율이 떨어진 것이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147점으로 높아 응시 집단의 평균점수가 낮고 학생 간 편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B형은 양상이 달랐다. 6월 모의평가 영어 B형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만점자 비율은 1.32%(6511명)로 오히려 2배 이상 늘었다. 영어 A형보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11점이나 낮아 상대적으로 학생 간 편차도 크지 않았다.
이에 따라 9월 모의평가나 11월 수능시험에서는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대이동이 예상된다. A형 응시 집단에는 B형의 4·5등급 이하 응시자 상당수가 유입돼 상위권을 형성하고, B형에서는 중·하위권 응시자들이 빠져나가면서 두 집단 모두 6월 모의평가보다 등급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본 수능에서는 상위권 재수생들의 비율이 6월 모의평가 때보다 높아지므로 등급 하락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6월 모의평가 영어 A형 응시자는 10만6034명(17.7%), B형은 49만4163명(82.3%)이었다. 진학 교사와 입시 전문가들은 A형 응시자를 30∼40%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영어 6월 모의평가 등급컷은 단순한 참고자료일 뿐 입시 지원의 가이드 역할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이 등급컷 결과가 수시 지원의 기준으로 활용돼 왔다. 대다수 중·하위권 학생들은 9월 모의평가(9월 3일 시행) 성적이 통지되는 9월 27일까지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어려운 처지다. 수시 원서접수 기간이 9월 4∼13일이므로 혼란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국어는 지난해 수능(만점자 2.36%)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자연계 수험생이 주로 응시한 A형 만점자는 1.89%, 인문계생이 주로 응시한 B형은 1.44%였다. 수학은 지난해 수능(만점자 나형 0.98%, 가형 0.76%)과 비슷했다. A형은 0.89%, B형은 0.75%였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