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軍 명예·사기 떨어뜨린 연예병사들의 일탈

입력 2013-06-26 17:47

연예인 출신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국방홍보지원대원(연예병사)의 일탈 문제가 또 불거졌다. 연예병사 이상철(가수 상추) 상병과 최동욱(가수 세븐) 이병이 6·25전쟁 춘천지구 전투 전승행사의 위문공연에 참석한 뒤 심야에 안마시술소를 이용한 것이다. 이들의 일탈 행동은 SBS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연예병사가 위문공연과 군 홍보활동에 나서는 것은 일반 병사가 근무나 훈련에 임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국방부가 국군방송의 ‘위문열차’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기 위해 뽑는 연예병사도 엄연한 군인이기 때문이다. 재능과 끼가 있는 연예병사가 위문공연을 통해 장병의 사기를 높이도록 배려한 것이다. 연예병사들은 일반 병사보다 영외에서 지내는 기간이 훨씬 길다. 그만큼 혜택을 보고 있는 셈이다.

위문공연 이후 술을 마시고 안마시술소를 찾은 것은 두 연예병사의 근무기강이 얼마나 해이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이들은 근무지를 이탈했고, 군인의 명예를 실추시켰으며, 장병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이적행위나 다름없는 짓을 했다고 비난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파문이 커지자 국방부는 “한 방송에 보도된 홍보지원대원의 행동에 대해 국방부 감사관실에서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면서 “감사 결과와 규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 국방부는 두 병사에 대한 조사와는 별도로 군복무규정을 위반한 연예병사가 더 있는지 전수조사를 벌여야 한다.

문제는 SBS가 폭로하지 않았으면 국방부가 이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몰랐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 군인복무규율을 위반한 가수 비(정지훈)의 사례 이후 국방부가 마련한 연예병사 특별관리지침이 무용지물이라는 것도 드러났다. 일탈 행동을 한 두 병사도 문제지만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지휘관의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한다. 국방부는 연예병사가 군에서 제 역할과 기능을 다하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연예병사 제도를 폐지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