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서로에 대한 불신을 몰아내자
입력 2013-06-26 17:21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3주년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그 역사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군사력을 획기적으로 증강하고 한반도 관련 국가들과의 외교적 유대도 한층 강화했다. 심지어 한국전쟁 당시에는 우리의 적국이었던 러시아 및 중국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며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로서 대한민국은 더 이상 주변의 눈치만 보는 약소국이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는 강대국이 되었다.
그런데 이처럼 외부적으로 강대해진 대한민국이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불신과 갈등에 싸여 있다. 그 대표적 사건들이 최근의 ‘북침 용어’ 논란과 ‘NLL 관련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논란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된 청소년들의 역사의식 논란은 다름 아닌 ‘북침’ 용어에서 시작됐다. 청소년들의 압도적 다수가 6·25 한국전쟁을 ‘북침’으로 이해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놓고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 지도자들과 노년층들은 한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 하지만 이 결과를 놓고 일부 지성인들이 북침의 의미가 혼란스러워서 생긴 결과라고 지적하면서(북한의 침략 vs 북쪽으로의 침략), 최근 한 중앙 일간지가 사실 여부를 세밀하게 조사했다. 그 결과 이 지적이 옳았음이 사실로 증명되었고, 이에 따라 국방부는 지난 25일 6·25 한국전쟁에 대하여 ‘남침’이라는 용어 대신 ‘북한의 남침’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용어의 혼란이라는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이 사건은 노년층이 청소년들과 청년층을 향해 품고 있던 불신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NLL 관련 남북 정상 회의록 논란에 대해서는 급기야 국가정보원이 관련 문건의 비밀을 해제하고 공개하는 조치까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치권의 공방은 더욱 거세어지고 있다. 이 모든 논란의 밑바닥에는 소위 ‘색깔론’에 기반한 세대 및 정파 간 불신감이 깔려 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이 같은 내부 불신에 휘말릴 만큼 한가하지 않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선진국들이 ‘출구전략’을 구상하며 세계경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우리는 앞으로의 생존전략을 마련하기에도 바쁘다. 특히 전자산업 분야에서는 세계적 기업들이 ‘한국 타도!’를 외치며 국가를 초월해 뭉치고 있다. 이웃 국가 일본은 엔저 정책을 통해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은 경제 부흥을 꾀하고 있다.
성경은 위기가 다가올수록 ‘더욱 뜨겁게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친다. 왜냐하면 사랑은 공동체의 부족함과 한계를 극복하게 만들어주는 놀라운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벧전 4:8). 그러므로 전몰장병들의 핏값으로 세워진 대한민국이 앞으로 더욱 번영하는 길은 서로 신뢰하며 뭉치는 수밖에 없다. 이제 정파와 이념, 세대와 계층을 떠나 서로를 믿어주자. 비록 상대방이 부족하고 허물이 많을지라도 ‘우리’가 되는 것만이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하자.
<꿈의교회>
김학중 목사의 Facebook: facebook.com/dreamhak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