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또 펜스에 막혔지만… 다저스 3연승 견인

입력 2013-06-25 18:57 수정 2013-06-25 19:14


잘 던졌지만 억세게 운 없는 류현진(26·LA 다저스)이었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12번째이자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를 눈앞에서 다시 놓쳤다.

류현진은 지난달 29일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첫 완봉 역투로 시즌 6승째(3패)를 장식한 이후 6월 들어 네 경기째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역투를 발판 삼아 8회 야시엘 푸이그의 좌전 적시타로 결승점을 올리면서 3대 1로 승리, 시즌 두 번째로 3연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이날 6¼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내줬지만 병살타 2개를 유도하며 또 한 번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투구 내용은 탐탁치 않았다.

‘천적’ 헌터 펜스의 높은 벽도 다시 실감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3패 가운데 2패를 샌프란시스코에게서 기록했으며, 두 경기 모두 펜스에게 철저하게 당했다. 펜스는 류현진을 상대로 이날 경기 전까지 6타수 4안타 2루타 2개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류현진의 샌프란시스코전 7실점 가운데 4점을 펜스에게 허용한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펜스는 2타수 2안타 1볼넷으로 3타석 모두 출루하며 류현진을 괴롭혔다. 게다가 류현진은 펜스 때문에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1-1로 맞선 7회 2사 후 버스터 포지가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실책으로 2루에 나간 뒤 펜스가 타석에 등장하자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시즌 7승이 무산된 순간이다.

또 하나 다저스가 극복해야할 과제는 샌프란시스코의 타격 코치 헨슬리 뮬렌(46)이다. 뮬렌은 2000년 한국프로야구 쌍방울에 잠시 머물다가 팀이 해체된 뒤 SK로 재창단하는 과정에서 창담 멤버로 뛴 적이 있기 때문에 한국야구와 류현진에 대해서도 매우 잘 알고 있다. 뮬렌은 이날 경기에 앞서 7명의 우타자를 배치했다. 그 중심은 역시 펜스다. 펜스는 좌타자를 상대로 68타수 24안타, 타율 0.353의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류현진이 향후 다저스의 숙적 샌프란시스코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뮬렌과 펜스’라는 천적을 반드시 넘어야 할 것임을 확인해준 뼈아픈 경기였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