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정체 10년… 20∼24세 높은 대학진학률이 주범”
입력 2013-06-25 18:28
높은 대학진학률이 ‘잃어버린 고용 10년’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990년대 초반 30%대에 불과했던 대학진학률은 2008년에 80%를 넘어섰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 지상주의’가 노동시장에 ‘독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 고용률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60% 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는 학력차별 철폐, 고졸 채용 활성화가 시급하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시장분석센터 소장은 25일 ‘최근 고용률 정체의 원인과 청년 고용률 제고를 위한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남 소장은 “2002년부터 10년 동안 고용률이 정체한 가장 큰 원인은 연령별로 볼 때 청년층의 가중 고용률 하락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2002년 60.0%였던 15세 이상 고용률은 2012년 59.4%로 하락했다. 가중 고용률 지수로 변환하면 30세 이상은 47.0→50.1로 높아졌지만 청년층은 13.0→9.2로 급락했다. 가중 고용률 지수는 인구집단의 크기에 비례한 가중치를 부과한 고용률 지표다. 청년층을 뺀 나머지 연령층 고용률은 높아졌지만 청년층 고용률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전체 고용률을 깎아내렸다는 분석이다.
15∼29세인 청년층을 세부 연령별로 나누면 청년층 고용률 추락의 원인은 더욱 명확해진다. 25∼29세는 2002년부터 10년 동안 고용률이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15∼19세는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2009년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20∼24세는 2011년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지난해에서야 겨우 회복 흐름을 탔다.
20∼24세 고용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진 이유는 대학진학률에 있다. 2001∼2003년 대학진학률이 급등하면서 재학생 수가 늘어났고, 이후 휴학생과 졸업생 수가 늘어나면서 고용률을 끌어내린 것이다.
90년대 초반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대학진학률은 2008년 83.3%로 고점을 찍었다. 91년 33.2%에 그쳤던 대학진학률이 17년 만에 무려 50.1% 포인트나 급등한 여파가 노동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90년대 초반 30만명대를 맴돌던 대학 휴학생은 97년 이후 급격히 늘어나 99년에는 70만명을 넘어섰다. 2002년 이후 휴학생은 90만명을 넘나들고 있다.
남 소장은 “전체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청년을 대상으로 적절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 소장은 중·장기적 대책으로 능력중시사회의 구현, 대학 특성화 정책 등을 꼽았다. 단기 처방으로 열린 채용 활성화, 학력차별 개선, 인사관리 개선, 고졸채용 기피 개선, 전문계고 졸업자 수급문제 개선 등을 제시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