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집값 내리막길 걷는데… 대통령 고향 대구는 기지개

입력 2013-06-25 18:22 수정 2013-06-25 22:23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지방 부동산 판도가 바뀌고 있다.

부동산114는 올해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21일 기준 작년 말보다 3.74% 상승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지역 상승률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최고 수준으로 같은 기간 서울과 부산 아파트 매매가가 각각 1.35%, 0.21%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2011년 분양 열풍을 일으키며 지방 아파트 시장을 선도했던 부산지역이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자 대구가 지방 부동산 열풍의 바통을 이어받은 모양새다. 2011년 말과 비교한 아파트 매매가는 대구가 무려 8.02% 오른 반면 부산은 1.49% 내렸다. 같은 기간 서울은 7.64%, 전국은 4.04% 각각 하락했다.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도 마찬가지로 올해 대구의 상승률은 4.1%로 부산 1.54%의 3배에 육박했다. 2011년 말부터 현재까지 아파트 전세가는 대구가 무려 14.32% 올랐으나 부산은 1.6% 오르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두 지역 아파트 시장의 명암이 엇갈린 1차적 이유로 공급물량 조절 실패를 꼽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공급이 줄고 수도권 시장 약세를 피해 시중 유동자금이 부산으로 몰리면서 2011년과 2012년 각각 2만 가구 이상 물량이 쏟아졌다. 이런 열풍으로 부산 아파트 가격은 2011년 한 해 14% 올라 정점을 찍었으나 과잉 공급에 발목이 잡혀 작년에 1.14% 하락했고 올 들어선 약보합에 머물고 있다.

반면 대구는 부산과 반대로 2007∼2010년 침체기를 보냈다. 2005∼2007년 대규모 분양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한때 2만 가구를 넘어 홍역을 앓은 것이다. 그러나 2011년 이후 미분양이 해소되자 오히려 물량이 부족해지며 전세와 매매가, 분양시장까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올 4월 기준 미분양 아파트는 약 1700가구로 줄었다.

여기에다 대구가 고향인 박근혜 대통령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동대구역세권 개발, 혁신도시·대구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개발 호재가 풍부한 데다 그동안 상대적인 저평가 인식이 확산하면서 수도권 등에서 투자자들이 몰리며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는 추세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