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金 대화록’ 공개] 민주당 “눈씻고 봐도 없다”-새누리 “포기나 다름없어”
입력 2013-06-25 18:09 수정 2013-06-25 22:03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이 공개된 이후 여야 간에 벌어지고 있는 최대 쟁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느냐다.
노 전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NLL 포기’를 언급하지 않아 같은 표현을 놓고도 상이한 해석이 가능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없다며 역공에 나섰고, 새누리당은 맥락상 포기 발언이나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NLL 포기는 눈 씻고 봐도 비슷한 말이 없다”면서 “안보군사지도 위에 평화지도를 그려보자는 발언은 아무리 소극적으로 해석해도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들려는 설득이었다는 것은 찬찬히 읽어보면 초등학교 1학년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대화록) 어디를 봐도 NLL 포기라는 단어가 없어 남재준 국정원장에게 확인해 달라고 했더니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같은 당 유인태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이 서해평화협력지대나 공동 경제수역을 만드는 쪽으로 바꾸면서도, NLL이라고 하는 기존에 있던 경계선을 중심으로 해야 된다고 북쪽을 설득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어디에도 NLL 포기 발언은 없다”며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을 처음 폭로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과 대화록 공개를 추진한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당시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NLL 포기 발언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도 라디오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평화협력지대를 만들어 전쟁의 바다를 평화의 바다로 바꿔 나가자는 의외의 발언을 하니 노 전 대통령도 ‘인식을 같이한다’ ‘(NLL은) 바꿔야 한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 위원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NLL 포기라는 직접적 표현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이 거기 가서 인감증명 떼 가지고 가서 도장 찍고 와야 포기인가”라며 “그 문맥을 보면 포기보다 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스크린에 NLL과 북한의 군사분계선이 그려진 지도를 보여주며 “NLL을 포기한다는 말은 없지만 이걸 보면 유치원생도 NLL이 없어지는 것을 안다”고 주장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