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공사장 사고… 인부 6명 사상
입력 2013-06-25 18:02 수정 2013-06-25 22:17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에서 거푸집 발판이 떨어져 작업 중이던 인부 김모(47)씨가 추락해 숨지고 나모(47)씨 등 5명이 다쳤다. 사고는 롯데물산이 시공 초기 ‘세계 최초’ 건설 장비라고 홍보했던 ‘무(無)교체 자동상승거푸집(ACS)’ 발판이 분리되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5일 오후 3시쯤 롯데월드타워 43층 공사장에서 콘크리트 시공 구조물인 거푸집 발판이 무너져내렸다. 목격자들은 “붕괴 충격으로 철근·나무 같은 구조물이 넘어지고 가스통이 폭발하는 등 아수라장이었다. 안전모를 쓰지 않았다면 부상자 5명도 생명이 위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나씨는 “파편이 튀면서 맞는 사람들을 보는 순간 나도 죽는 줄 알았다”며 “사고가 발생한 곳은 20층 이상 떨어져 있어서 내가 있는 21층으로 떨어질 줄은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
ACS는 거푸집에 공사용 작업 발판과 인양장치가 있어 자동으로 1개 층씩 올라가며 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존 거푸집은 100번쯤 쓰면 교체해야 했지만 특수 플라스틱을 이용한 이 장비는 200번까지 쓸 수 있어 롯데 측은 1개월가량 공사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홍보했다. 경찰은 가로·세로 각각 3m, 높이 16m의 발판 36개가 붙어 있다가 그중 1개가 떨어지면서 발판 위에서 작업하던 김씨가 21층으로 추락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부상자들은 21층에서 작업 중이었으며 파편에 맞거나 놀라 넘어져 손목뼈에 금이 가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김씨 시신을 부검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26일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162층·828m)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23층(높이 555m) 규모로 지어지고 있는 이 건물은 현재 43층까지 올라간 상태다.
당초 롯데 측은 내년 5월부터 단계적으로 문을 열 계획이었지만 이번 사고로 공사는 잠정 중단돼 개장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