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 피란선에서 태어난 아이들 지금은… 정전 60주년 특별기획 ‘기적의 김치5’
입력 2013-06-24 19:24 수정 2013-06-24 19:29
정전 60주년 특별기획 ‘기적의 김치5’(KBS1·25일 밤 10시)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함경남도 흥남엔 남쪽으로 내려가려는 피란민들이 모여들었다. 피란민들은 군수물자를 싣기 위해 흥남항에 정박한 미국 선박 메러디스 빅토리아호에 승선했다. 고작 3000명 정도가 타던 배엔 당시 피란민 1만4000명이 꾸역꾸역 올라탔다고 한다. 그리고 다리도 제대로 펼 수 없던 좁은 배 안에서 기적처럼 아기 다섯 명이 태어났다.
배의 선원이던 미국인들은 이들 다섯 명에게 ‘김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방송은 6·25전쟁 63주년을 맞은 25일 이들 ‘김치’ 다섯 명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본다.
우선 메러디스 빅토리아호에서 마지막으로 태어난 ‘김치5’ 이경필씨를 만나본다. 그는 경남 거제에서 가축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수의사로 일하고 있었다. 이씨는 거제 주민들을 위한 일이라면 언제나 발 벗고 나서는 거제의 ‘만능 일꾼’이었다.
제작진은 나머지 ‘김치’들도 찾기 위해 이북5도청 등을 찾아다닌다. 그러던 중 ‘김치1’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된다. ‘김치1’은 북한에 사는 형과 누나에 행여 피해가 갈까 걱정해 취재를 거부하다 제작진의 끈질긴 설득에 결국 인터뷰에 응하게 된다.
이 밖에 제작진은 취재 도중 메러디스 빅토리아호 외에 다른 피란선에서 태어난 사람들에 대한 제보도 받게 된다. 캐니언 빅토리호라는 배에서 태어난 이종철씨는 이 배에서 출생했다는 내용의 출생증명서를 갖고 있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증언한다. 이씨는 고된 피란 생활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준 어머니 이야기를 하다 눈물을 흘린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