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이 와중에… 치고받는 민주당 지도부
입력 2013-06-24 18:47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과 우원식 최고위원이 24일 공개회의 석상에서 언쟁을 벌였다. 서로를 ‘모 최고위원’ ‘한 최고위원’이라 부르며 설전을 주고받았다. 당 지도부가 적전(敵前)분열 양상을 극명하게 드러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조 최고위원은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관련해 “NLL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현 정부가 잘 지켜나가면 된다”며 “여야는 소모적 정치 논쟁을 당장 그만두고 대선 때 공약했던 일자리 창출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 민생 챙기기에 노력해 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비판했다. 또 “여야가 국익을 판단하지 않고 소모적 정쟁과 정략적 판단만 한다는 국민의 비판적 목소리에 겸허히 귀 기울여야 한다”고도 했다. 야당 최고위원이 ‘제3자’인 듯 여야를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옆자리에서 듣고 있던 우 최고위원이 폭발했다. 그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라고 하는 초유의 민주주의에 대한 훼손 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노력, 그리고 이것을 물타기하려고 하는 집권세력의 NLL 논란, 이 두 가지에 대해 여야의 정쟁이라고 호도하는 한 최고위원의 발언은 참으로 분노스럽다”며 쏘아붙였다. 이어 “우리 민주당의 한 날개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고 다른 날개는 민생을 세우는 노력을 할 것”이라며 조 최고위원의 발언을 반박했다. 우 최고위원은 상기된 얼굴로 발언 직후 회의장을 빠져나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다소 당황한 표정의 조 최고위원은 다시 발언권을 얻어 “민주주의라는 것은 생각의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 저도 충정에서 한 말씀”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