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살 어린이 레모네이드 가판대 기업으로 발전
입력 2013-06-24 18:29 수정 2013-06-24 19:55
아홉 살 난 어린이가 세운 레모네이드 가판대가 사회적기업으로 발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등 미국 언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3세계 아동의 인권문제부터 수해지역 지원에 이르기까지 어린이의 행동 반경은 말 그대로 종횡무진이다.
미 캘리포니아주 페어팩스에 사는 비비엔 허(9·사진)양은 1년 전인 지난해 6월 네팔 어린이들이 노예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사진을 본 후 행동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비비엔은 10만 달러를 모은 뒤 아동인권단체 5곳에 기부하기로 정했다. 공정무역 꿀을 이용해 만든 레모네이드를 판매하자는 생각이었다.
가판대 앞에서 레모네이드를 만들고 파는 일엔 비비엔이 직접 나섰다. 레모네이드 가격은 가판대 운영 취지에 공감한 소비자가 정하도록 했다. 최근 토네이도가 오클라호마를 덮치자 오클라호마 지원을 위한 가판대를 세우기도 했다. 결국 1년이 채 되지 않아 목표를 이뤘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비비엔과 아버지 에릭은 오클랜드에 있는 공정무역단체와 제휴해 ‘메이크어스탠드(Make a Stand)’라는 이름의 사회적기업을 설립했다. 독지가들로부터 100만 달러 가까운 기금을 지원받은 것이 회사가 모양새를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 회사의 레모네이드는 곧 일반 소비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웨스트코스트나 몰리스톤스와 같은 소매 체인과도 이미 판매 계약을 맺은 상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 트위터도 자사 카페에 비비엔의 레모네이드를 공급하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구글과 페이스북도 ‘메이크어스탠드’와 협의 중이다.
‘메이크어스탠드’의 레모네이드는 다음 달부터 본격 판매되며, 수익의 절반은 아동 노예노동 근절운동을 하는 단체에 기부된다. 공정무역단체인 페어트레이드유에스에이 대변인 캐티 배로는 “비비엔은 사회적기업가의 미래”라고 말했다.
네팔로 건너가 사진 속 어린이들을 만나는 것은 비비엔의 또 다른 목표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