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1952년 광주포로수용소 정훈관 김영진씨 재소자들 쓴 원고 모아 간직

입력 2013-06-24 18:20

‘빨치산 문집’ 어떻게 나왔나

‘지리산 빨치산의 참회록’에 실린 시와 수필의 저자들은 1951∼52년 국군에 체포된 뒤 광주포로수용소에서 전향했다. “금일의 반성은 내일의 반성”이란 구호를 외치며 하루 생활을 마무리하던 재소자들은 여러 정훈부서에 배치돼 교육을 받았다. 웅변·정훈 교육을 하는 ‘강연부’, 영어·한글 공부를 하던 ‘문교부’, 성경을 공부하던 ‘종교부’, 공예품을 만드는 ‘미술부’ 등 다양했다.

1952년 광주포로수용소에서 전향교육을 담당했던 육군 정훈관 김영진씨는 빨치산 재소자들이 직접 펜으로 쓴 원고를 모아 간직해 왔다. 이후 경찰에 투신한 그는 전북경찰청 총경 시절인 1989년 이춘구 KBS 기자에게 원고를 넘겼다. 강원도 평강 출신 실향민이어서 늘 고향에 돌아가기를 학수고대하며 빨치산 원고를 통해 전쟁의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길 바랐다고 한다.

이 기자는 정전 60주년을 맞아 원고를 현대어로 편역했고, 한국전쟁기념재단의 지원을 받아 다음달 초 출간된다.

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