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對중국 수출 20여년의 성과 이어가려면

입력 2013-06-24 17:54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지난 4월까지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누적 수출규모는 1조4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밝혔다.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지금까지의 대일 총수입액 1조21억 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2000년대 들어 특히 폭풍성장을 기록했다. 2002∼2011년 10년 동안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21.2%로 같은 기간 총수출증가율 14.6%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대중국 누적 수입액은 6969억 달러를 기록, 누적 무역흑자액이 3072억 달러나 된다. 그간 중국과의 교역이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기조의 버팀목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중국 수출이 주춤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34.8%였던 대중국 수출증가율은 2011년 14.9%, 지난해는 0%대로 추락했다.

대중국 수출이 급락한 배경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여러 가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위축됨에 따라 중국의 수출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이에 한국산 원자재 및 자본재 수입이 횡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중국의 무역수지는 1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정도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중국 수출 위축과 그로 인한 한국의 대중국 수출 증가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성장 둔화도 빼놓을 수 없다. 부동산경기 억제와 물가안정을 위한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중국의 투자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는데 이 또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제조업 투자 감소와 무관하지 않다. 대중국 수출을 둘러싼 외부환경은 분명 나빠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여년의 성과를 이어가려면 외부요인까지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한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시장 내에서의 위상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수교 후 한국산 제품의 중국시장 내 점유율은 꾸준히 늘어 2005년 11.6%에 이르렀으나 이후 감소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수입시장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한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정체 내지 감소되고 있는 것은 중국 상품의 기술경쟁력이 높아지는 반면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2004년부터 가공무역 전환 및 업그레이드 정책을 펴왔음에도 우리 기업들의 전략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가공무역이란 중국 내 기업(외자기업 포함)이 수입산 원·부자재를 이용해 가공한 후 재수출하는 것인데 중국 정부는 부가가치 창출 및 기술 능력 향상을 위해 가공무역을 제한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우리의 대중국 수출 중 가공무역 비중은 48.9%나 된다. 전반적으로 수출구조를 내수시장 진출형으로 전환하고 가공무역형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가 중서부지역으로 이전을 꾀하고 있으므로 그에 대응한 적정 후보지 물색에도 차질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