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탈레반 총기 난사…히말라야 등반객 10명 사망
입력 2013-06-23 22:21
경찰복을 입은 무장괴한이 22일(현지시간) 히말라야 등반가를 위한 베이스캠프에 총을 난사해 외국인 관광객 9명 등 최소 10명을 살해했다. 외국인들이 히말라야 등산을 위해 찾는 파키스탄 북부 길기트 지역에 테러 행위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키스탄탈레반(TTP)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인정했다.
파키스탄 현지 치안 당국 관계자는 이날 밤 길기트에 소재한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 베이스캠프에서 무장괴한이 총을 쏴 외국인 9명과 파키스탄인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희생된 외국인은 우크라이나인 5명, 중국인 3명, 러시아인 1명으로 모두 등반가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길기트는 자동차가 아닌 도보나 말로 가야 할 정도로 교통 조건이 열악해 치안 당국이 상황을 수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안 당국은 군부대 헬기 등을 동원해 희생자 시신을 수도 이슬라마바드로 이송할 계획이다.
TTP 측은 지난달 미군이 무인기를 동원해 탈레반 부사령관 등 5명을 살해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에사눌란 에산 TTP 대변인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TTP 분파 중 하나인 주노드 울-히프사가 벌인 일”이라며 “주노드 울-히프사는 무인기 공격에 대응하고 외국인들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새로운 분파”라고 말했다.
길기트 지역은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파키스탄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분류돼 왔으나 이번 사건으로 파키스탄의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안전 조치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히말라야 산맥 서쪽에 있는 낭가파르바트 등산을 위한 출발지로 등산객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낭가파르바트는 높이 8125m로 전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높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