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者 분주한 움직임… ‘北 진심’ 없어 대화재개 먼 길
입력 2013-06-23 18:39 수정 2013-06-23 22:11
북핵 6자회담 당사국들의 분주한 외교행보 이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 재개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의 이례적인 대화 재개 움직임이 계속되고 중국 역시 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화의 키를 쥔 미국은 행동 없는 대화엔 소극적이어서 현재로선 단기간 내 대화 모드로 전환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전 이후 각국 입장은=최근 6자회담 당사국들의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다. 예정된 외교 일정 속에 북한이라는 돌출 변수가 등장하면서 숨 가쁘게 진행됐다. 특히 중국과의 첫 전략대화에 나섰던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조만간 러시아도 찾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북한의 외교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양자 및 다자간에 이뤄진 6자회담 당사국들의 입장에서 볼 때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입장차는 확실히 드러난다. 우선 한·미·일 3국 수석대표들은 워싱턴 회동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가 다시 이뤄지려면 북측의 성의 있는 사전조치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북한과의 과거 회담 사례로 볼 때 더 이상 속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뿐 이에 앞서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행동으로 보여줄지에 대해선 답을 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다. ‘한반도 비핵화 필요, 북한 핵보유국 불인정’이라는 중국 측 태도는 확고하다. 그러나 비핵화 대화 재개의 방법론에는 시각 차이가 나타난다. 한·미·일이 요구하는 북한의 사전조치보다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 한층 무게가 실려 있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도 21일 우리 측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측 입장을 전달하면서 대화가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6자회담 당사국 사이의 미묘한 입장 차이가 이어진다면 비핵화 대화 재개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다만 27일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또 이달 말~다음달 초 열리는 아세안지역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각국이 어떤 행보에 나설지에 따라 국면 전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한·미·중 3국이 ARF를 계기로 철저한 대북 공조를 이룰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정부, ‘북한 진정성 없다’=정부는 뉴욕에서 열린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사의 한반도 정세 기자회견에 대해 특별한 메시지도, 진정성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북한이 늘 주장하는 내용이고 경청할 만한 이야기는 없었다”며 “북한이 계속 이어가고 있는 대화 공세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유엔사 해체, 한반도 전체 비핵화, 평화체제 논의 등은 북한의 기존 입장과 같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북한이 공식 회견까지 자청한 것은 자신들은 꾸준히 대화 노력을 하는데 미국 등이 무리한 조건을 강요하고 있다는 식으로 대외적 명분 쌓기용이라는 관측이 많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