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촛불은 꺼지고 잔치도 끝났다

입력 2013-06-23 17:39


1931년은 중국선교에 영원히 남을 비극의 해였다. 중국 전역이 공산주의의 파도에 휩쓸려 헤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그때 미국의 젊은 그리스도인 200명이 특공대를 조직해 중국선교를 선언했다.

“지금이 바로 중국선교의 기회다.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신다.”

특공대원들은 중국 내지로 깊숙이 들어가 선교활동을 펼쳤다. 그들은 대부분 순교했다. 그중 베티 샴(Betty Sham) 선교사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쓴 시가 발견돼 감동을 주고 있다.

“우리에는 양도 없다/서쪽 하늘에는 별도 보이지 않는다/젊은 엄마의 가슴에는 아기도 없다/멀리 방황만 하는 양떼들/그러나 주님은 포기하지 않으신다/황금도 몰약도 유황도 없으나/회개하는 한 사람의 마음/더없이 고귀한 예물이어라/천사의 노래도 들리지 않지만/순교자의 기도가 하늘을 덮었다/그리스도에게서 떨어진다면/성탄도 명절도 무슨 기쁨이 되랴/촛불은 꺼지고 잔치도 끝나 가는데/영광의 광채여, 아기 예수를 비추소서.”

샴 선교사는 촛불도 꺼지고, 잔치도 끝나는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면서도 아기 예수의 끈질긴 희망을 노래했다. 선교는 순교다. 선교는 희생이다. 선교는 희망이다. 선교는 흑암 속에서 광채 나는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것이다. 순교자의 피가 교회 부흥의 씨앗이 된다.

오범열 목사(성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