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의 전시] 이종혁 회고전 ‘공간 속의 환상’

입력 2013-06-23 17:06


재불 작가 이종혁(75) 화백은 1963년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회화와 조각을 공부했다.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회화 작업으로 전환해 독창적인 색면 추상을 선보여온 그의 회고전이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7월 3일까지 열린다. 2000년 이후 13년 만에 여는 국내 전시에는 50년간 프랑스에서 작업한 작품 40여점을 소개한다.

김창열 남관 이성자 등 1960∼70년대 프랑스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50여명의 한국 작가 가운데 이 화백처럼 아직까지 그곳에 머물며 활동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1980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에는 푸른색 작품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현지 언론에서는 “청초한 연못을 떠올리게 하는 투명한 색깔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호평했다.

그의 작품은 ‘하얀빛과 색 그리고 공간’으로 상징된다. 빛을 주제로 초현실주의 세계를 표현한 작품을 통해 빛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유럽 각지에서 여러 차례 초대전도 가졌다. 프랑스의 저명한 비평가 로제 부이오는 이 화백의 작품에 대해 “빛살로 아롱지는 형상이 공간을 점유하는 음악적인 효과를 준다”고 평했다.

작가가 오랫동안 작업해온 ‘공간 속의 환상’(사진) 시리즈는 일정한 공간에 빛이 서로 부딪쳐 일어나는 환상의 순간을 분홍, 초록, 청색 등 화려한 색채로 표현했다. 여기에 잠재의식의 이미지까지 더해져 4차원적 시각을 제시한다. 색과 빛, 직선과 율동, 의식과 환상 등이 서로 얽히고 조화를 이루면서 신비로운 미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02-734-0458).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