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택시 평균 월급 187만원… 버스기사의 62% 불과

입력 2013-06-23 15:41

[쿠키 사회] 서울의 법인택시 기사들은 하루 평균 10시간을 일하고 14만5000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납입기준금(사납금) 등을 떼면 26일을 꼬박 일해도 손에 쥐는 월수입은 187만원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시 택시정보시스템’을 통해 법인택시 운행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전체 법인택시 2만1322대에 장착한 정보시스템 자료와 255개 법인택시업체로부터 받은 2011∼2012년 운행기록장치 자료 및 임금대장 등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시가 법인택시 전수조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차고지로 돌아오기까지 하루 평균 약 10시간40분(교대근무 감안)을 일하고 운송수입으로 14만5000원을 벌었다. 1인당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221㎞, 손님을 태우고 영업하는 거리는 141㎞에 달했다. 하지만 평균 10만8900원인 사납금과 연료비 등으로 지출한 일부를 빼면 남는 돈은 3만원이 되지 않았다. 따라서 기사들이 한달 26일을 꼬박 일할 경우 정액급여(평균 120만원)에 사납금 초과 수입(평균 67만원)을 합쳐도 월수입은 약 187만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더 적은 시간을 일하는 시내버스 기사들이 받는 평균 소득의 약 62% 수준이다.

시 관계자는 “회사가 수익에만 관심을 쏟는 상황에서 운수종사자는 매일 납입기준금을 채워야 하는 압박감에 위법행위를 하면서까지 소득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려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납금을 채우기 위한 무리한 운전 등으로 법인택시 교통사고는 전체 택시 교통사고의 80.9%를 차지했다. 처우가 열악해 법인택시 기사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2.8년에 불과했고, 신규 입사자 중 1년 이내 퇴사하는 비율도 약 38%나 됐다. 또 120 다산콜센터에 접수된 교통관련 민원은 택시 불편 민원건수가 전체의 약 75%를 차지했다.

윤준병 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이번 실태 분석을 토대로 업계 경영난, 운수종사자의 열악한 처우, 낮은 택시 서비스 수준을 총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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