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아나돗의 밭을 사라
입력 2013-06-23 17:04
예레미야 32장 6∼15절
지금으로부터 2600년 전인 유다의 마지막 왕 시드기야 왕 열째 해(BC 587)에 바벨론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했습니다. 유다는 칼과 기근과 전염병의 위협 속에서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때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의 패망을 예언하다가 궁중 시위대 뜰에 갇혀 있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고향인 아나돗에 있는 사촌형제의 밭을 사라고 하셨습니다. 나라가 곧 멸망할 위기에 처했는데 밭을 사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해 정식절차를 다 밟아서 그 밭을 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여쭤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바벨론 군대가 성을 불태우고 우상숭배하던 집들을 사를 것이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이 성의 백성들은 쫓겨나지만 다시 돌아올 것이며, 그들은 내 백성이 되겠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될 것이다. 그들은 항상 나를 경외할 것이고 나는 그들에게 모든 복을 줄 것이다. 사람들은 이 땅에서 집과 밭과 포도원을 다시 사게 될 것이다.”(렘 32:16 이하)
그것을 사람들에게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하나님께서 유다를 곧 회복시키실 것임을 강력하게 증거하기 위해 예레미야에게 아나돗의 밭을 사라고 하신 것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에는 곧 충돌이 일어날 것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당시 해외 교포들이 국내 가족과 친지들에게 염려하는 전화를 많이 하였습니다. 지금은 긴장이 좀 완화된 것 같지만 북핵은 여전히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의 설비에는 먼지만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이럴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아나돗의 밭을 사라고 하십니다. 예루살렘의 회복을 약속하신 하나님께서는 “평양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내 백성이 되겠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될 것이며”라고 하신 하나님께서는 북한 동포들을 두고서도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혼란 너머에 있는 예루살렘의 밝은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예레미야에게 아나돗의 밭을 사라고 명령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도 말씀하십니다. “북한을 회복하는 일에 앞장서라! 통일선교에 힘써라!”
우리는 지금의 혼란만 보지 말고 혼란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계획을 바라봐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 하나님의 원대한 경륜과 치밀한 진행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의 아나돗은 북한입니다. 우리는 아나돗의 밭을 사야 합니다. 통일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힘쓰는 것이 바로 아나돗의 밭을 사는 것입니다.
6월은 특별한 달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번영과 신앙의 자유가 순국선열들과 전몰장병들, 그리고 순교자들의 희생 위에 이뤄진 것임을 깨달으며 숙연한 마음으로 감사를 되새겨야 하는 달입니다. 올해는 정전 6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통일선교를 위해 기도하는 분들과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찾았습니다. 통일선교을 위해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 내내 우리의 분단 현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나돗의 밭을 사라.’ 2600년 전 하나님께서 예레미야에게 하신 이 말씀이 오늘 여러분과 저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온전히 받아들이며 순종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유관지 목사·북한교회연구원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