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급격한 돈줄 죄기 포석은 시진핑, 마오쩌둥식 경제整風”

입력 2013-06-21 18:52

세계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는 중국의 급격하고 과도한 돈줄 죄기가 마오쩌둥(毛澤東) 스타일의 ‘경제판 군중노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의 돈줄이 말라가는 상황에서도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꿈쩍도 하지 않았던 배경에 경제 거품을 걷어내기 위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인민은행이 은행권의 자금난을 방치한 것은 중국 금융계에 만연한 사치풍조와 향락주의에 대한 모종의 경고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시 주석이 마오쩌둥식 대규모 정풍(整風)운동을 시작한 바로 다음날인 19일 인민은행은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당서기 겸 총재 주재로 확대회의를 열고 공산당의 기풍을 해치는 관료주의·형식주의·향락주의·사치풍조 등 ‘4대 악’ 근절을 지시한 바 있다.

중국 정치 전문가인 윌리 램 홍콩 중문대 교수는 FT에 “중국 중앙은행의 정책은 시 주석의 캠페인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전임 주석들보다 훨씬 더 진지하다”고 진단했다. BNP 파리바의 펑컨 이코노미스트도 “(인민은행의 조치에는) 분명 정치적 계산이 있다”고 강조하며 “중국 현 지도부는 경제성장률보다 정치적 쇄신을 더 걱정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시장에서도 최근 중국의 유동성 경색이 중국 내 만연한 그림자 금융(고수익·고위험 채권매매 금융시장)과 신용대출의 위험성을 억제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동안 중국 시중은행들은 중앙은행 통제 속에 은행 간 시장에서 안정적인 금리에 돈을 차입한 뒤 그림자 금융을 통해 폭리를 취해 왔다.

하지만 미국의 출구전략 예고에 따른 후폭풍으로 국제적인 유동성이 신흥시장에서 일제히 빠져나가며 단기금리가 폭등하자 인민은행도 어쩔 수 없이 긴급 수혈에 나섰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