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코미디언 남철 ‘큰 웃음’ 남기고 떠나다
입력 2013-06-21 18:40
한국 코미디사에 한 획을 그은 원로 코미디언 남철(본명 윤성노·79·사진)이 21일 세상을 떠났다.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 관계자는 “고인이 평소 당뇨와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었는데 오늘 오전 상태가 악화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1972년 TBC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고인은 MBC ‘웃으면 복이 와요’ ‘일요일 밤의 대행진’ 등에 출연하며 70∼80년대 코미디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특히 코미디언 남성남(본명 이천백·82)과 콤비로 활약하며 ‘왔다리 갔다리’ 춤으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이들은 2000년대 들어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의 무대에 후배 코미디언들과 함께 오르고 지난해까지 전국 순회 코미디 공연을 펼치며 환상의 궁합을 보여왔다.
세 살 아래인 남철을 먼저 보내고 빈소를 찾은 남성남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남철과 나는 그동안 둘이 같이 지내며 하나가 됐다. 그런 짝꿍이 저 세상으로 떠나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한쪽 팔을 잃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한국 코미디에 공헌한 공로로 2000년 제7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 2011년 제2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르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유족으로 아내와 아들 윤길영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3일 오전 6시30분.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