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지 않는 브라질 시위… “월드컵 필요없다” 구호
입력 2013-06-21 18:31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시의 교통요금 인상 철회 방침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전역의 대규모 시위가 멈추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전역에서 100만명 이상의 군중이 운집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는 전반적으로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시위 참가자가 급증하면서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만 30만명 이상이 시위에 나서 30명 이상이 부상했다.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최첨단 건물 사이를 행진하던 시위대가 외교부 청사 바깥에 불을 질러 수십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일부는 대통령궁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상파울루 인근에선 시위에 참가했던 20세 청년이 차에 치여 숨졌다.
“0.2헤알은 시작일 뿐이다”는 거리의 플래카드가 보여주는 것처럼, 시위의 목표는 교통요금 인상 철회에서 부패척결, 정치개혁, 세금제도 개혁 등 광범위한 과제로 바뀌고 있다. 상파울루의 시민활동가 사비나 산토스(29)씨는 “‘무엇 때문에 시위하는가’가 아니라 ‘무엇 때문에 시위하지 않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구 광팬이 많기로 유명한 브라질의 거리에 “사는 데 월드컵은 필요 없다”는 구호가 난무하고 있다.
시위가 2주 만에 급속도로 확산된 데는 장기간 계속된 경기 침체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은 2010년 경제성장률 7.5%를 기록했으나, 2011년에 2.7% 성장에 그친 데 이어 2012년 경제성장률은 0.8%로 낮아졌다.
한편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26∼28일로 예정됐던 일본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시위 대책 마련에 전념키로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