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10명 중 1명은 빈곤층… 1년에 1000만원도 못 번다

입력 2013-06-21 18:07


자영업자가 팍팍한 삶을 살고 있다. 10명 중 1명은 연간 소득이 1000만원도 안되는 빈곤층으로 나타났다. 상용근로자보다 소득은 10% 정도 적은 반면 부채는 34% 정도 많았다. 버는 돈으로 이자 내기에도 벅차 빈곤층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자영업자 가구의 현황 및 특징’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현재 자영업자 가구는 459만2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5.7%를 차지했다. 4가구 중 1가구는 월급이 아닌 개인사업(장사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2011년 기준 자영업자 빈곤율은 13.1%로 상용근로자(4.4%)보다 높았다. 빈곤율은 중위소득 50% 미만(998만원) 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특히 60세 이상 자영업자의 빈곤율은 32.3%나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소득은 5007만원으로 상용근로자(5525만원)보다 518만원 적었다. 반면 가구당 평균 부채는 7786만원으로 상용근로자 가구(5794만원)보다 1992만원 더 많았다. 이자비용도 자영업자 가구가 연평균 311만원으로 상용근로자(181만원)보다 72%(130만원) 높았다.

소득이 적고 빚이 많은 만큼 10명 중 7명의 자영업자들은 통계청 설문조사에서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72.3%)고 응답했다. ‘상환이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응답한 비율도 7.7%에 달해 그렇게 답한 상용근로자 가구(3.5%)보다 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자영업자 중 소득 최상위 계층인 5분위(상위 20%)의 평균 가구 연소득은 1억1392만원으로 같은 분위 상용근로자 가구(9577만원)보다 높았다. 반면 1∼4분위 자영업자들은 모두 상용근로자 가구에 비해 소득이 적었다.

자영업자 가구주의 29.7%를 차지하는 베이비부머(1955∼63년생)는 같은 또래의 상용근로자보다 노후 대비도 부족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베이비부머 가구가 22.7%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많은 수의 베이비부머가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소득은 신통치 않은 것이다.

베이비부머 자영업자 가구의 부채는 7209만원으로 같은 연령의 상용근로자(7184만원)보다 많았다. 반면 저축액은 7891만원으로 상용근로자(9355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적었다. 베이비부머 자영업자 중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76.8%로 상용근로자(93.2%)보다 크게 떨어졌다. 베이비부머 자영업자 빈곤율은 7.0%로 상용근로자 빈곤율(4.4%)보다 높았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