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 심판] K리그 최명용 심판 “심판·선수·지도자 동업자정신 가져야 발전”
입력 2013-06-22 04:04
“심판과 선수 그리고 지도자가 동업자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심판으로서 한국 프로축구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최명용(37·사진) 프로축구 K리그 심판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선수단, 프로축구연맹, 팬들과 함께 심판은 K리그의 한 축을 이루는 중요한 존재라고 했다.
8년차 베테랑인 최 심판은 2010년 K리그 대상 최우수심판상을 받은 데 이어 2012년 다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리하면서도 깐깐하게 판정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선 골 세리머니에 얽힌 해프닝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 중심에 최 심판이 있다. 지난달 K리그 대표 꽃미남 임상협(25·부산)의 ‘윤성효 부적’과 이승기(24·전북 현대)의 ‘웃통 세리머니’에 옐로카드를 내민 심판이 바로 최 심판이다.
“개인적으로는 미안했지만 규정대로 해야죠. 제가 너무 깐깐하게 규정을 지키니까 소위 ‘안티’가 많아요. 허허.” 최 심판은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이 인터넷으로 아빠 이름을 검색했다고 하면 ‘악플’을 봤을까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했다.
현재 한국 프로축구엔 전임 심판이 46명(주심 22명, 부심 24명) 있다. 이들이 K리그 클래식(1부 리그)과 챌린지(2부 리그)에 투입된다. 심판(주심, 부심, 대기심)은 A∼C등급으로 구분된다. 이들은 체력단련비 명목으로 매달 100만원을 받는다. 주수입은 배정받는 경기의 수당이다. 경기당 주심은 103만∼180만원, 부심은 57만∼96만원을 받는다. A등급 주심의 경우 시즌 수입이 5000만∼6000만원에 달한다. 심판들은 한 시즌에 많게는 30경기, 적게는 12경기 그라운드에 나선다. 심판에 대한 처우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전업을 할 정도는 아니어서 상당수 심판들이 ‘투잡’을 하고 있다.
심판의 세계도 경쟁이 치열하다. 3개월 단위로 등급이 조정된다. 매 경기가 끝나면 심판 위원들이 동영상 분석을 하는데 그게 등급 조정의 근거가 된다. 지난 시즌부터 정년제(만 50세)도 도입됐다. 심판들은 매 시즌 5∼6차례 체력 테스트와 소양교육을 받는다. 요즘 K리그 심판은 소형 헤드셋 무전기와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을 인지할 수 있는 알림장치 그리고 프리킥 거리의 경계선을 긋기 위한 베니싱 스프레이 등 첨단 장비로 무장하고 있다.
큰 경기에 나서면 선발 선수처럼 마음이 설렌다는 최 심판은 팬들에게 애교 섞인 당부를 했다. “심판도 인간이기에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실수를 한 뒤엔 반성하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다시는 실수를 하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잡는다는 사실을 알아 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