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언’ 하시모토-이시하라 갈등…당 지지율도 급락, 존폐 위기
입력 2013-06-21 01:44
“위안부는 필요했다” 등의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당내 비판이 거세지자 20일 결국 고개를 숙였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하시모토는 유신회의 도쿄 도의원 선거 후보들과 당 주요 관계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내 개인적인 정치적 신조에 근거한 태도와 행동으로 모두의 임박한 싸움이 매우 어렵게 됐다”며 “사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전황을 유리하게 할 목적만으로 정치적 태도와 행동을 이랬다저랬다 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위안부 발언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앞서 하시모토는 공동대표인 이시하라 신타로 의원과 막말을 주고받으며 갈등을 빚었다. 하시모토를 차세대 총리감으로 치켜세웠던 이시하라는 자신의 기반인 도쿄 도의회 선거를 앞두고 하시모토의 망언 때문에 유신회 후보들의 당선 전망이 어두워지자 하시모토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시하라는 지난 18일 하시모토의 위안부 발언에 대해 “하지 않아도 좋을 말을 해서 금기를 건드린 셈이다. (당에) 큰 폐를 끼쳤다”고 비판한 뒤 7월 참의원 선거 후 하시모토 공동대표의 진퇴 문제를 언급했다. 그러자 하시모토는 “선거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공동대표를 계속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때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지지율이 최근 5% 안팎으로까지 떨어지면서 유신회는 존립이 위협받을 정도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의 양대 세력인 이시하라파와 하시모토파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창당 1년도 채 안 돼 해체 수순으로 들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