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시위사태 진정되나
입력 2013-06-20 18:57 수정 2013-06-20 22:33
브라질 상파울루시가 들불처럼 번진 전국적 시위의 단초를 제공했던 대중교통 요금인상안을 결국 철회하고 손을 들었다.
상파울루시는 19일(현지시간) 대중교통 기본요금을 3헤알(약 1570원)에서 0.2헤알 올리겠다는 당초의 계획을 철회, 24일부터 원상 복구키로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같은 날 리우데자네이루시도 대중교통 요금인상 방안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혔다. 양대 도시의 조치는 요금인상을 결정한 여타 중소 도시들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7일 전국에서 25만여명이 시위에 참여하는 등 2주간 크게 번진 반정부 열기가 수그러들지 주목된다.
요금인상 폭이 그다지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국민들은 정부가 2014년 월드컵 및 2016년 올림픽 준비를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쓰면서 물가를 올리고 있다며 항의해 왔다. 시위는 벨로호리즌테 리우데자네이루 살바도르 브라질리아 포르탈레자 헤시페 등 월드컵이 개최되는 도시에서 특히 심하게 일었다.
한편 브라질과 멕시코 축구대표팀 간 컨페더레이션스컵 경기가 벌어진 포르탈레자에서는 시위대가 축구경기장으로 가는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향신료 스프레이를 뿌리며 시위대에 맞섰고, 이날 소동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이 도로를 크게 우회해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해프닝을 빚었다.
AFP통신은 돌연 발생했던 대규모 시위 배경으로 “브라질 빈민들이 월드컵으로 가는 길목에서 뒤에 남겨진 듯한 기분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경제상황 악화와 다가오는 스포츠 축제가 국민들에게 위화감을 안겼다는 것이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