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公기업 대수술… 해외 M&A사업 손본다
입력 2013-06-20 18:41
최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한국석유공사 대한석탄공사 등 에너지공기업에 대한 수술이 시작됐다. 이들 공기업이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해외 인수합병(M&A) 사업이 상당수 정리될 전망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민관합동 기구인 ‘에너지공기업 재무구조 개선 태스크포스’는 최근 방만한 투자사업 합리화를 위한 기본방향을 정했다.
핵심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과감한 정리다. 사업별로 실질적 성과가 기대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골라 전망이 불투명한 사업은 그만두게 할 방침이다. 특히 가장 손쉽게 자원개발에 접근할 수 있었던 해외 기업 M&A를 정리하기로 했다. 앞으로 자원개발을 할 것이면 가급적 직접 탐사·발굴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태스크포스는 민간기업을 자원개발사업에 참여시켜 공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그동안 공기업 단독 추진에 따른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에너지공기업의 사업 및 역량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이르면 다음 달 재무구조 개선안 최종보고서를 채택해 국회에 보고한다.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은 8월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태스크포스는 그동안 자산가격이 크게 하락한 사업, 설비 노후화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사업, 재무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 투자사업 등에 대해 전면 재검토 작업을 해왔다.
그동안 해외 M&A 사업은 석유공사가 주도해왔다. 석유공사는 MB정부의 자주개발률(배타적 경제권 행사가 가능한 에너지 비율) 확대 정책에 따라 2008년부터 적대적 M&A 등에 착수해 미국 테일러(앵커로 개명), 페루 페트로테크(사비아로 개명), 캐나다 하베스트, 영국 다나 등 해외 에너지기업을 잇따라 인수했다. 또 비축유 구매 자금의 자원개발사업 투자로 인한 유류비축량 부족 등의 부작용을 불러왔다는 지적도 받았다.
광물자원공사의 경우 M&A는 아니지만 지분인수를 통해 해외자원개발에 참여했다. 광물자원공사는 그러나 호주, 페루, 볼리비아 등에서 탐사 실패와 효율성 저하로 올해 해외 사업 3건을 철회했다. 석탄공사는 지난 18일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서 기관장과 기관 평가에서 모두 E등급을 받았다.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기관 평가에서 E등급을 받았다.
에너지공기업들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앞서 감사원이 공개한 ‘공기업 재무·사업구조 관리실태’ 감사에서도 비효율적인 해외자원개발 투자와 수요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은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는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