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삭풍 일시적… 하반기 기력 회복”

입력 2013-06-20 17:40 수정 2013-06-20 17:44


[활로 찾아나선 ‘위기의 증권가’] (하) 하반기에는 ‘볕’ 드나

‘버냉키 쇼크’로 20일 금융시장이 요동쳤지만 증권가는 단기 급락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오히려 미국 경기의 회복세를 확인한 만큼 코스피지수가 하반기 들어 상승반전 흐름을 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선호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고, 100번 가운데 5번 정도 오는 매수 기회라는 솔깃한 의견도 나온다. 주요 증권사는 고객들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며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 ‘나이키형’ 상승세를 예상한다며 코스피지수의 상단 전망을 2500포인트까지 올려 잡았던 우리투자증권은 급락에도 불구하고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았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신흥국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전부 빠져나올 것이라는 의미라기보다는 미국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관건이지만 이달 중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가 발표되면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KDB대우증권 역시 기존에 발표했던 하반기 증시전망 상단인 2200포인트를 수정하지 않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쓰는 것이 미국 경기가 나빠져 출구전략을 못 쓰는 것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김 팀장은 “경상수지가 적자인데 자본수지로 버텼던 국가들은 금융경제 부문의 우려가 있겠지만 한국은 최근 경상수지가 계속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예외”라며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에서는 오히려 한국 시장이 매력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2250포인트로 잡은 증시전망 상단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개인 투자자에게는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의견도 나왔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현재 약 1870포인트에 해당하는 PER(주가수익비율) 8.3배 이하로 코스피지수가 하락한 거래일수는 2009년 이후 5% 정도였다”며 “현재의 급락은 100번 중에 5번 오는 매수 찬스로 본다”고 말했다.

일시적으로 둔화된 미국 경제가 4분기에는 3%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삼성증권도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2300포인트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하나대투증권은 향후 국내 주식시장의 디커플링(선진국 증시와 따로 움직이는 현상)이 완화되면서 10%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 코스피지수의 변동 범위를 2200포인트까지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뱅가드 이슈 종료, 일본 주가 상승 및 엔화 약세 속도조절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그간 저평가됐던 한국 시장에 대해 외국인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부진에 빠졌던 거래가 점차 활발해질 것이라고 본다. 증권사들은 개인 고객에게 부여하던 혜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현대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은 주식 매매금액에 따라 최신형 스마트폰의 단말기 할부금과 통신비를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여름휴가 여행비 등 각종 상품권을 증정하는 증권사도 상당수다. 수수료 면제 혜택도 다양하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내년 6월 말까지 스마트폰 주식거래 고객에게 주식·ELW(주식워런트증권)·ETF(상장지수펀드) 거래 수수료 전체를 면제해 눈길을 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