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자 6·25” 노병들이 생생한 증언 나선다

입력 2013-06-20 17:50 수정 2013-06-20 20:28


부산지역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후손들의 호국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전쟁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려주는 ‘이바구전’을 펼친다.

부산 동구는 6·25참전용사회 동구지회 소속 노병 200여명이 초량동 ‘이바구공작소’에서 자신들이 간직했던 군용물품 전시회와 함께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잊지 말자 육이오, 이바구전’을 갖는다고 20일 밝혔다.

‘이바구’는 ‘이야기’의 경상도 사투리다. 이바구공작소는 부산 동구가 부산역 앞 산복도로변에 건립한 연면적 265㎡, 지상 2층 규모의 역사관으로 ‘6·25와 흥남대탈출’ 등 근·현대사 사진 전시와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다. 이바구공작소는 월요일 휴관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바구전은 어버이 세대가 겪은 6·25전쟁에 대한 생생한 증언들을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들려주는 전시회다. 6·25 참전용사들은 스토리텔러로 참여해 증언과 함께 전쟁의 아픔을 일깨우고 군번줄, 군용 도시락 등 전쟁 당시 사용했던 군용물품 50여점을 소개한다.

이바구공작소에서는 오는 25일을 전후해 이곳을 찾는 학생들에게 당시 전투에 참가했던 김용봉(84·백마고지 전투), 허태유(84·노루고지 전투), 강재우(85·낙동강 전투) 할아버지 등이 증언할 예정이다.

김 할아버지는 스무 살에 입대해 미1군단 소속으로 평양시까지 진격했었다. 그는 “옆에 있던 전우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도 오직 나라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죽음을 무릅쓰고 전투에 참가했다”면서 “자라나는 후손들로부터 6·25전쟁의 참상이 잊혀져가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들 노병들은 증언에 이어 부산지역 각급 학교를 돌며 ‘6·25 바로 알리기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정영석 동구청장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전쟁을 체험하지 못한 전후 세대들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노병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