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학자 퍼거슨, 서양 몰락의 이유 주목… ‘위대한 퇴보’

입력 2013-06-20 17:04


위대한 퇴보/니얼 퍼거슨(21세기북스·1만5000원)

세계적인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지난해 영국 BBC 라디오 ‘리스(Reith) 강좌’에서 ‘법치주의와 그 적들’이란 주제로 강의한 것을 묶은 책. 전작 ‘시빌라이제이션’에서 서양이 500년간 동양을 제치고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원인을 분석했던 저자는 이번엔 서양이 제도적 타락과 경제 붕괴를 거치며 몰락하는 이유에 주목한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서양의 성장과 중국의 침체 원인을 법률과 제도의 차이를 통해 읽어냈듯 저자도 “스미스 시대 중국에 해당됐던 내용이 오늘날 서양 대부분의 국가에 해당된다”며 법률과 제도에서 원인을 찾는다. 4가지 블랙박스, 바로 민주주의 자본주의 법치주의 시민사회를 들여다본다.

자본주의의 위기를 불러온 공공부채로 민주주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현 세대의 부담을 미래 세대에 떠넘긴다는 점에서 세대 간 사회계약이 파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를 금융위기 원인으로 지목하는 시각에도 제동을 건다.

또 법치주의가 변호사의 통치로 전락할 위험에 처했음을 경고한다. “앞으로 몇 년 동안은 그 제도들을 되살려 ‘대쇠퇴’를 반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구세희 옮김.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